매일신문

디지털 카메라 영상정보 총아로

지난 여름 제주도 목장에서 말을 탔던 휴가객들은 깜짝 놀랐다. 말을 타고 초원을 한바퀴 돌아나오는데 불과 삼사분 밖에 안 걸렸는데, 말구두를 채 벗기도 전에 가족사진을 사가라며 승마장 사무실에 비치된 컴퓨터 앞으로 데려간 것이다.

컴퓨터의 마우스버턴을 누르니 말을 타는 자신들의 모습이 쭉 나왔다. 그 가운데 맘에 드는 사진을 컴퓨터화면에서 고르자 즉석에서 프린트됐다. 그렇다고 승마사진의 색깔이 이상하거나 색이 바랜 것은 절대 아니다. A4 용지만큼 커다란 인화지에 선명한 화질로 번개처럼 나온 사진은 바로 멀티미디어 기술의 개가, 이른바 디지털카메라 사진이다.

발빠른 사업가들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속으로도 디지털카메라가 급속하게 파고들고 있다. 영상정보가 디지털로 기록돼있기 때문에 PC에서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간단하게 편집할 수 있고, 통신망을 이용해서 간단하게 전송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는 넷세대와 전문인들에게 가장 각광받는 선물. 그러나 컴맹인 아날로그세대들은 돈이 있어도 쓰기 힘든게 디지털카메라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디지털카메라의 시장판도는 99년 7월 수입선 다변화정책 이후 수입금지조치가 풀린 일제 디지털카메라와 미제 등 외제가 주도하고, 삼성 넥스트 등 국산 디지털 카메라들이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연초 디지털 카메라의 세계시장은 700만대로 예상됐으나 수요의 급팽창에 힙입어 870만대로 늘어났으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서 90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의 최대 장점은 광학 카메라와는 달리 필름을 쓰지 않으니 일일이 현상하러 사진관에 갈 필요가 없다는 것과 촬영을 잘하지 못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디지털카메라는 찍은 사진을 LCD창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촬영된 사진이 맘에 들지 않으면 곧바로 삭제가 가능하다. 사진에 대한 소프트웨어적인 이미징 처리가 가능하고, 프린터로 인쇄도 가능하다. PC에 저장해 데이터 관리도 손쉽다. 물론 저장장치 용량이 다 차면 필름을 교체하듯 메모리카드를 추가로 구입해야하는 단점은 있다.

"가정에서는 일반 보급형을, 전문가들은 고급 전문가형을 써야한다"는 박성수 디지털존(www.digitalcamera.co.kr) 팀장은 이미 카메라 시장의 절반 가까이 잠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보급형의 경우 화상채팅을 겸한 퓨전 디지털카메라까지 나오고 있다. 보급형은 20만원부터 150만원까지, 전문가형은 최고 1천500만원까지 호가한다.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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