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시민 25% 인터넷이 뭐예요

"인터넷이 뭐예요. 그게 대체 내게 무슨 도움이 된다는 거죠"정보통신 혁명의 강박관념에 싸인 우리들에게는 문명과 동떨어진 미개인의 우매한 질문 처럼 들린다. 그러나 정보화에 가장 앞섰다고 자부하는 미국시민의 1/4이 이같은 '愚問(우문)'을 던지고 있다면 믿을수 있을까.

최근 미국 소비자연합(CFA)과 소비자연맹(CU)이 전국의 1천900여 가정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중 47%의 가정에서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했다. 게다가 이 오프라인 가정들중 40% 이상이 향후 5년안에 인터넷 접속 시설을 갖출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오프라인 가정의 과반수 이상은 어떻게 인터넷을 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지 뿐만아니라 인터넷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 오프라인 가정들은 주로 저소득, 노년층,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맡은 CFA의 마크 쿠퍼 박사는 "인터넷이 점차 상거래와 커뮤니케이션의 주요통로가 되고 있다"며 "이번 조사결과는 정보부자와 정보빈자의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하원에서 논의중인 '광범위한 인터넷 접속을 위한 법 2000'이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비판가들은 간접적인 세제지원을 통해 인터넷보급을 확대시키려는 이 법은 '인터넷에 대한 기본 인식조차 결여한 저소득층'에겐 무용지물이라고 반박하고, 갈수록 심화되는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직접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적절한 대책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한 지역에 정보 '현대인'과 '미개인'이 함께 거주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이로 인한 수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게 많은 사람들의 우려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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