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EU 관계개선 가시화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유럽국가들의 대북 수교 발표 무대가 되고 있다.

이번 회의에 참가한 유럽연합(EU) 15개국 중 북한과 수교한 나라는 지난 1월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탈리아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덴마크, 핀란드, 포르투갈, 스웨덴 등 6개국.

아시아 국가중에서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7개국 전체 및 중국이 북한과 국교를 맺고 있으며, 한국을 제외하고는 일본만 현재 북한과 수교 교섭을 진행중이다.그러나 정상회의를 계기로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잇따라 북한과의 수교 방침을 공식 천명함으로써 EU 국가 대부분이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하고, EU 차원에서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북-EU의 전면적 관계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ASEM 참석차 방한한 로빈 쿡 영국 외무장관은 19일 BBC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으로 남북한 관계에 해빙이 시작됐다"며 북한과의 외교관계 수립 의사를 표명했다.

이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같은 방침을 설명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이날 독일 TV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국교수립에 관해 구체적인 교섭은 남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이미 결정돼 있으며, 당장이라도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NHK 방송은 20일 네덜란드의 판 아르첸 외무장관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할 방침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북한과 나머지 미수교 EU 회원국과의 수교 협상도 급진전될 것으로예상되고 있으며, 오는 11, 12월로 예정된 제3차 북-EU 정치대화를 전후해 평양과 브뤼셀간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도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아일랜드, 그리스, 벨기에 등 나머지 국가들은 EU내에서 개략적인 대북정책 원칙이 확립될 경우 이같은 추세를 따를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유럽국가들이 북한과의 수교에 적극 나서게 된 것은 북한 백남순(白南淳) 외무상이 지난달 영국과 프랑스, 독일, 그리스, 벨기에,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페인 등 미수교 9개 회원국 외무장관과 EU 집행위원회 대외관계 담당위원에게 수교를 제의하는 서한을 보낸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그러나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도 내달중 방북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한반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유럽 국가들도 향후 한반도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과 경제적 실익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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