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요된 학교 정보화 사업 '학생반발'

교육부가 각급 학교 인터넷 전용선 설치와 사용료 할인을 위해 모든 교사와 학생들에게 한국통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한미르'에 가입할 것을 강요, 물의를 빚고 있다.

대구.경북 각급 학교 학생들에 따르면 최근 시.도 교육청의 공문에 따라 학교마다 교사와 학생들의 '한미르' 가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반발, 학교측의 지나친 강요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

대구 ㄱ여고 한 학생은 "학교에서 한미르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며 ID와 비밀번호를 적어넣는 명부를 학급에 돌렸다"면서 "아무리 비밀번호를 바꿀 수 있고 안 쓰면 그만이라 해도 너무나 비교육적인 처사"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일부 학교에서는 가입하지 않은 학생들에 대해 담임교사를 통해 종용하거나 교내 방송을 통해 강압적으로 독촉,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상당한 실정이다.

경북의 한 중학교 교사는 "집에 컴퓨터도 없고 학교 전산실도 제대로 사용 못 하는 아이들에게 인터넷 ID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교육정보화에 관한 대통령의 약속을 지키려 형편도 안 되면서 무리하게 추진하다 보니 학생들만 괴롭히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는 교육부가 한국통신과 인터넷 전용선 사용료에 대해 협의하면서 모든 교사와 학생이 '한미르'에 가입하고 교내 PC에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 'KT gate'를 설치할 경우 해당 학교의 전용선 사용료를 할인받기로 합의한 데서 비롯된 것.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을 통해 각급 학교에 이를 권유하는 공문을 내려보냈으나 전용선 사용료를 반반씩 부담하는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은 내년 사용료 예산을 할인된 요금으로 산정, 한국통신과의 합의조건 이행을 사실상 의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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