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이버 폭력 어디까지…

포항시 홈페이지에 지난 22일 밤 포항시의원 중앙동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를 원색 비난하는 글이 게재돼 '사이버 광장'이 논란을 빚고 있다.

'기가막혀요'란 제목의 이 글은 후보자와 후보자 동생의 사생활, 선거에 출마한 가족의 고통 등을 담고 있다. 출마자의 아들 이름으로 게재된 이 글은 출마가 아버지의 욕심때문이라고 지적한 뒤 주위 사람들이 아버지를 설득해 주고 후보를 포기하도록 해달라는 요지다.

후보자가 두명 뿐이어서 누구를 대상으로 한 것인지 금방 알게 만든 이 글은 맨 마지막에 후보자 아들이 쓴 것 처럼 꾸몄으나 홈페이지의 작성자 이름은 '시직원'으로 얼굴을 가렸다. 글은 22일 밤 늦게 올려졌고 포항시는 23일 오전 문제의 글을 삭제했다. 그러나 이미 복사돼 시중에 나돈 뒤였다. 대상이 된 후보자는 이 글을 읽고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며 "출마한 것이 후회된다"고 개탄했다.

포항시 홈페이지에는 반드시 작성자를 추적, 사법기관에 수사의뢰해야 한다는 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시민은 IP를 추적, 이글이 창포동 모 게임방에서 등록됐다고 밝혔으나 같은 시간대에 불특정 다수의 게임방 사용자가 누구인지 가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포항시와 포항시 북구선관위도 작성자를 추적했으나 오리무중.

이글 당사자가 된 후보와 대결하는 후보측은 더욱 난감해 했다. "상식 밖의 일로 철저한 수사를 요청한다. 후보가 둘뿐인데 내가 괜한 오해를 받을 소지가 높다. 득표에도 손해보지 않을지 걱정이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한 시민은 "정보화 시대의 부작용"이라며 사이버 마당이 오용되고 있는 사실에 대해 씁쓸해 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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