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활속의 인터넷-2)미래의 전쟁

영국군대와 독일군대가 치열한 접전을 펼치던 2차 세계대전때의 어느 전투장. 영국군대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 만약 지원군이 도착하지 않는다면 부대원 모두가 전사할 위기상황에서 한 통신병이 열심히 지원부대에 무전을 쳤다. 그순간 폭탄이 떨어져 전선이 끊기자 통신병이 끊어진 고압전선을 쥐고 숨을 거두었다. 통신병은 죽었지만 그의 희생 덕분에 전선이 이어져 통신이 연결되고 영국군은 무사히 구출됐다더라 류의 전쟁 얘기는 더이상 인터넷 세상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인터넷이 전쟁터의 피비린내 나는 현장을 '확' 뒤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실제 걸프전에서 미국은 통신병 대신 군사용 위성으로 입수한 적진의 정보를 펜타곤(미 국방성)에서 받아내고, 야전에서는 지휘관이 노트북과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이용하여 아군 인명의 피해를 거의 내지 않고, 이라크를 굴복시키는 첨단전쟁을 치렀다.

전투를 끝낸 미군병사들은 아직 화약냄새가 묻어나는 노트북으로 보고싶은 얼굴들과 채팅도 하고 고향땅 어머니께 편지도 보낸다. 전황보고에 쓰던 무선 노트북으로, 짬을 내어 채팅에 나서는 각국의 신세대 군인들의 모습은 바로 인터넷이 가져온 변화상이다.

인터넷의 보급은 미래 전쟁을 사이버 전쟁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각국들은 인공위성과 컴퓨터, 전투로봇, 그리고 가상비행체, 해커들이 전선의 주역으로 내세우고, 디지털사단을 만들기에 급급하다.

지난 97년 중국인민해방군이 컴퓨터바이러스부대를 창설했고, 정보 선진국 뿐만 아니라 제3세계 국가들까지 앞다투어 해커부대를 창설하고 있다. 경제난에 처한 동유럽과 제3세계 출신의 고급 두뇌 해커들은 경제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이버용병에 자원하고 있는데, 사이버 용병들은 총대신 반도체 칩과 소프트웨어를 무기로 쓴다. 어쩌면 진짜 병사들은 사이버 전쟁을 위한 조연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미국이 개발하고 있는 컴퓨터 탱크는 이동위성으로 연결된 사령부로부터 전투상황이 담긴 데이터베이스(DB)를 수신, 아군과 적군의 배치상황을 눈으로 확인해줄 수 있도록 해주는 최첨단 탱크로 알려지고 있다. 메사추세츠 링컨기술연구소는 첨단센서로 적군의 탱크와 헬리콥터를 감지, 미사일을 발사하는 무인비행체 개발에도 성공했다.

"정보기술이 확산됨에 따라 군대들도 온라인 정보를 활용하는 새로운 군사전략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는 계명대 권업교수는 인터넷과 네트워크를 활용한 첨단 장비의 배치가 빠르면 빠를수록,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싸울 수 있다고 말한다.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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