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세청 간부가 신문사 협박.폭언,

국감관련 기사와 사설에 불만'어는 X이 썼어' '세금은 제대로 냈나' 대구지방국세청 고위 간부가 매일신문의 국감 관련 기사 및 사설에 불만을 품고 언론사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암시하는 등 협박과 폭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대구지방국세청 김영채 조사1국장(부이사관)은 23일 오후 2시50분쯤 매일신문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난 20.21일 매일신문에 보도된 대구청 국감 관련 기사에 불만을 표시한 후 반말로 "매일신문은 세금을 제대로 내는지 모르겠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또 21일자 매일신문의 '쥐어짜기 세정 지역 멍든다' 사설에 대해 "사설은 어느 X이 썼느냐, 때려 죽이고 싶었다"는 등의 폭언과 욕설을 했다.

대구지방국세청 이동훈 청장을 비롯한 간부들은 20.21일 매일신문의 보도에 대해 "표현이 지나치고 사실과 다르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으며 이에 선임국장인 김 국장이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국장은 이날 낮 대구시 북구 노원동 모 갈비식당에서 일행과 함께 술을 마셨으나 만취하지는 않았으며 이어 청사로 돌아가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신문은 20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대구지방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구청과 국회의원들이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20일자 31면에 '올해 지역 세수가 지난해보다 33% 늘었다' '지역경제가 불황인데도 세금을 더 거두는 쥐어짜기식 세정'이란 요지의 기사를 보도했다.

대구지방국세청이 올들어 8월까지 기업들을 상대로 거둔 법인세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천282억원 증가했고, 포항제철의 법인세 납부액 2천643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일반 기업을 상대로 2천600여억원이나 더 거뒀다는 국감자료 및 대구청 직원의 설명이 주요 근거였다.

또한 21자 사설 '쥐어짜기 세정 지역 멍든다'는 대구지방국세청의 올해 세수실적을 근거로 지역경기가 외환위기 당시인 97년에도 미치지 못하는 혹심한 불황인데도 지역에서 전년보다 엄청나게 더 많은 세금을 거뒀다는 것은 지역민의 원성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요지였다.

시민들은 "대구지방국세청 고위 간부가 언론보도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전화로 욕설과 함께 세금을 제대로 냈느냐고 운운하는 등 협박을 한 데 대해 경악한다"며 "국세청이 언론사에 대해 이 정도로 고압적이라면 일반 기업과 납세자에 대해선 어떤 태도를 보였을지 알만하다"고 말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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