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阿 코트디부아르 '피의 민주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 군사정권이 군부 통치자 로베르 구에이의 대통령 선거 승리를 주장하자 시민들이 시위에 나서고, 이에 24일 보안군이 발포해 사상자가 발생한 뒤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수천명의 시위 군중은 24일 구에이 장군이 지난 22일 실시된 대선에서 일방적 승리를 거뒀다고 선언한 지 몇시간 뒤 수도 아비장 시내로 뛰쳐나와 "구에이 하야"를 요구하며 가두 시위를 벌였다. 야당 지도자 로랑 그바그보를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는 또 중부 도시 부아케와 구에이 장군의 고향인 가그노아 등 여러 지역으로 확산됐다.

제2의 도시인 부아케에서는 2천∼3천명의 시위대가 도심 거리를 장악하고 구에이 퇴진을 요구했으며, 가구.폐타이어.돌 등으로 거리에 바리케이드를 친 채 진압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일부 군.경찰 병력도 시위대에 동조, 시위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군부는 경찰과 헌병을 동원해 최루탄과 자동화기를 쏘며 시위대를 저지했다. 보안군의 발포 이후 시민 9명의 시신이 거리에서 발견됐고 13명이 부상했다고 야당측은 밝혔다. 아비장 시내에서는 시위대 2명이 옷이 벗겨진 채 군 지프에 매달려 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사태가 악화되자 군부는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매일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주민들의 통행을 금지시켰다.

이에 앞서 내무부는 작년 12월 쿠데타로 집권한 구에이 장군이 이번 대선에서 52.7%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그 직후 군부는 곧바로 선거관리위원회를 해산했다. 그러나 야당 후보는 자신이 국가 수반이 됐다고 선언, 군부의 과도정부를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코트디부아르의 식민 종주국이었던 프랑스는 군부를 강력히 비난했으며, 미국도 "하루 빨리 민주주의를 회복하라"고 요구했다.

'상아 해안'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나라는 1986년까지는 영어식으로 '아이보리 코스트'라 불리기도 했으며, 한국(남한)의 3배 크기 면적에 1천300여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1960년 독립한 후 정치.경제적으로 안정적으로 발전함으로써 '서아프리카의 우등국'으로 불렸었다. 커피.코코아 생산량 세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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