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테마별 접근-키 크는 방법 없을까

'쭉쭉빵빵'. 신세대들은 흔히 키가 크고 늘씬한 사람을 보고 이렇게 비유한다. 친구들 보다 유난히 작은 키 때문에 고뇌하는 어린이, 취직시험 때 작은 키가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고민하는 예비 직장인, 맞선이나 소개팅에 나가는 키작은 여대생…. 키가 작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성장을 촉진한다는 영양제도 먹어보고, 체조도 해보지만 키는 요지부동이다.

◇잘 먹으면 키 큰다?

또래 보다 키가 작은 아이를 놓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 못해 그렇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가끔 있다. 몰론 영양이 결핍되면 키가 작아진다. 그러나 영양실조라고 할 정도로 심각한 영양 결핍이 있어야만 키에 영향을 미친다. 에티오피아 기아 상태의 어린이나, 지난 몇년간 평균 신장이 줄어든 북한의 주민들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어린이 중에서는 영양결핍으로 키가 작은 경우는 거의 없다. 잘 못 먹어서 키가 작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체중을 살펴보라. 키 대비 체중은 대체로 정상일 것이다.

이런 사실은 키의 성장을 촉진하는 특별한 음식이 있는 것은 아님을 말한다. 성장기에는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균형된 식사면 충분하다. 최근 칼슘을 함유한 식품이 키를 크게 한다고 해서 별도로 만들어져 판매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보면 키와 칼슘은 관계가 없다.

과다한 칼슘 섭취는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해롭다. 요로 결석이 많이 생기고, 위장 장애로 속이 쓰리게 되므로 과다 섭취는 피해야 한다.

◇특정 운동이 키를 크게 한다?

특정 운동이 키를 크게 한다는 생각도 있는 모양이다. 철봉에 오래 매달리거나 척추 교정을 한다거나 스트레칭을 하면 키가 커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에도 동의하기 힘들다. 키는 하루 중에도 1㎝ 정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아침에는 크고 오후에는 다시 작아지는데, 그 이유는 밤 동안에는 누워 있어서 척추 뼈 사이의 연골판이 늘어나 있다가, 오후에는 중력에 의해 연골판이 눌려지기 때문.

물론 운동을 하면 키를 크게 하는 성장호르몬 분비가 촉진된다. 숨이 차고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는 격렬한 운동을 20분 이상 하면 이 호르몬이 분비된다.

어떤 운동이든 숨이 차고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는 운동은 키 크는데 좋다. 그러나 운동을 하루종일 한다고 해서 성장호르몬이 계속적으로 분비되는 것은 아니다.◇뒤늦게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남자 15세, 여자 14세가 되면 성장이 멈추게 된다. 따라서 이 시기까지 키가 자라다 이후로는 크게 자라지 않는다.

그러나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키가 크는 경우도 가끔 볼 수 있다. 사춘기가 다른 사람에 비해 늦게 오는 '사춘기 지발증'의 경우이다. 부모 중에 한사람이 사춘기가 늦었으면 자녀도 그런 경우가 많다.

의학적으로 보면 2가지 나이가 있다. 생년월일에 의한 나이와, 뼈의 성숙도에 의한 뼈나이가 그것. 사춘기 지발증은 뼈의 나이가 어리다는 것을 의미한다. 뼈 나이는 X선 촬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사춘기 지발증으로 확인되면 별다른 치료가 필요 없다.

◇성장호르몬 치료가 필요한 경우

의학적으로 문제가 될 정도로 키가 작은 경우를 '왜소증'이라 한다. 같은 나이·성별의 어린이 100명을 키가 작은 순서로 세웠을 때 세번째 이내인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성인 키 남자 160㎝, 여자 150㎝ 이하이면 보통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검증된 왜소증 치료법이 성장호르몬 치료이다. 이 요법은 성장호르몬이 부족한 경우, 염색체 이상이 있는 경우 등에 높은 효과가 있다. 의료보험 적용도 받을 수 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 경우 치료하면 연간 3~4㎝ 성장하던 것이 첫해는 10~13㎝, 둘째해 이후에는 7~9㎝나 성장한다. 그러나 이 치료가 언제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뼈 나이 기준으로 남자 15세, 여자 14세 이후에는 효과가 없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 고철우교수(경북대병원 소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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