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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상징 공공조형물

수성교,대구종합경기장,대구국제공항 등 최근 2년간 결정된 대구지역 공공시설의 조형물들이 공통적으로 상징하는 것은? 퀴즈의 정답은 '섬유·패션도시 이미지'이다.

수성교의 조형물 '베틀의 영광'은 베틀과 실꾸리의 형상이며, 대구종합경기장의 상징조형물은 '실의 신비와 천의 영광', 대구국제공항은 '환타지아 2000,얼레와 실타래'로 하나같이 섬유·패션도시의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두고 지역 미술계에서는 예술성에 중점을 두어야 할 공공시설의 조형물과 관련, 대구시가 '섬유와 패션'이라는 획일적인 주제로 작가의 창의성을 제약하고 단선적 상징에 치중함으로써 예술성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역의 조각가들은 "대구시를 상징하는 공공성격의 조형물인만큼 지역적 이미지를 중시하는 것도 의미는 있지만 그렇다고 획일적인 이미지에 묶이도록 해서는 곤란하다. 작가들의 자유로운 표현에 맡길 경우 오히려 랜드마크적 명물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입을 모은다.

또 이들 조형물이 대구를 상징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예술성을 살리기 위한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작품 선정에 참여한 인사들이 전문가 그룹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분야별로 더 다양한 전문가들을 참여시킴으로써 일종의 '싱크 탱크'를 형성, 특정 조형물뿐만 아니라 일반 조형물 선정에도 예술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견해이다.

김태수 맥향화랑 대표는 "최근 대구의 상징조형물들 중에는 직설적인 표현이 두드러져 눈에 거슬리는 작품도 없지 않다. 작가들이 역량을 발휘하기 보다는 주어진 주제에 맞춰 선정되는데만 치중했기 때문"이라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충분한 논의를 거칠수 있다면 예술성을 높이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전문가들과 논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공공 조형물의 획일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일단은 섬유·패션도시 이미지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며 "앞으로 개선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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