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택(46·대구 중부경찰서)경사의 지갑속엔 경찰관 신분증외에 빳빳하게 코팅된 '증'이 하나 더 있다.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학생증.
그의 동료들은 조경사가 경찰관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 법학이나 행정학 등을 전공하는 것으로 아는 이들이 많지만 정작 조경사의 전공은 '성악'이다. 남들은 "뜬금없이 왠 노래냐"고 의아해하지만 조경사는 '취미'를 적극적으로 살리면 '일'이 더욱 즐거워진다고 말한다.
"노래가 좋아서 지난 3월 대구산업정보대 성악과에 입학했어요.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대한 동경이 있었지만 한번도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보지 못했거든요"
조경사의 노래사랑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서는 발성을 위해 시간날 때마다 '한 수' 배우러 다녔고 '아가페합창단'·'크리스챤 코럴' 등 합창단 문턱도 끊임없이 드나들었다. 노래연습을 하다 이웃집에 소리가 들릴까봐 일부러 꼭대기 층 아파트를 골랐고 방안에 방음시설까지 했다.
"입학전 종종 개인레슨을 받으면서 제자신에게 실망도 많이했습니다.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아 포기할까도 생각했죠. 하지만 이왕 시작한 것, 어느 정도 수준에 꼭 올라보고 싶었습니다"
조경사는 부지런히 연습을 해서 내년쯤엔 독창회도 열어볼 계획이다. 노력한만큼 소리가 달라질 때 가장 즐겁다는 그는 내친 김에 합창 지휘도 공부하고 있다.
"노래 다음엔 작곡이예요. 동요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습작한 작품도 여럿 있습니다. 노랫말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동요는 제 마음을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줘요. 조경사는 음악을 하다보니 건강이 좋아지고 정신도 더 맑아지는 것 같다며 음악에 대한 아낌없는 칭찬을 잊지 않았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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