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소르망(56)은 20세기 인류 문명을 끊임없이 비교 분석하고 그 공존의 길을 모색해온 프랑스의 문명비평가로 국내에도 여러 권의 저서가 번역 소개되면서 널리 알려진 인물.
최근 세계화가 지구촌을 휩쓸면서 그는 '각 지역 문명과 문화가 어떻게 그것을 수용하고 저항하는가'를 규명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전인류가 협소한 부족(部族)주의에 빠지지 말고 세계를 향해 열린 자세를 가져야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이 지배적인 프랑스 지식인 사회에서 자유교역에 의한 세계화를 신봉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소르망은 1944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동양어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프랑스의 정치적 문화적 지도자를 배출하는 파리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5대양 6대주를 누비고 다녔다. 세계의 대표적 충돌지역은 그의 빠짐없는 방문대상이 됐다. 이 가운데 평양도 끼어 있었음은 물론. 그의 이같은 폭넓은 여행 경험은 훗날 그의 저술 활동과 문명 비평에 큰 도움이 됐다. 그는 프랑스의 정론지 '르 피가로'를 비롯, '월 스트리트 저널' '아사히' 등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 파리정치대학원 교수이자 파리 인접 블로뉴시 부시장이기도 한 그는 여전히 왕성한 저술활동과 유명 국제회의나 포럼, 세미나 등에서 기조 발표자로 활동하고 있다. '열린 세계와 문명창조', '20세기를 움직인 사상가들', '신국부론', '자본주의의 종말과 새 세기', '세계는 나의 부족' 등은 대표적인 저서.
정창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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