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전기사 따뜻한 인정에 감동

며칠전 경산행 일반버스를 타고 가던중 고산초등학교 횡단보도를 지날 때였다. 갑자기 빵하는 소리가 나서 버스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 밖을 바라보니 초등학교 5, 6학년 정도 되는 어린이가 찌그러진 배구공을 들고 힘없이 걸어오고 있었다.

배구놀이를 하다가 배구공이 차도로 넘어와 차바퀴에 깔려 터진 모양이었다. 아이도 많이 당황했는지 찌그러 터진 공만큼 그 아이의 얼굴도 일그러져 있었고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버스기사에게 혼날까봐 잔뜩 기가 죽은 모습이었다.

승객들은 모두 앞으로 벌어질 상황이 궁금해 숨을 죽이고 버스기사와 아이을 주시했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린 기사아저씨는 조용히 어린이를 불러서 "많이 놀랐제, 앞으로 차도 옆에서 놀면 안된다"고 말하고는 주머니에서 5천원짜리 지폐한장을 꺼내 주면서 새것으로 사서 놀라며 주는 것이 아닌가.

승객들 대부분은 어린이를 야단칠 줄 알았는데 따뜻한 말과 함께 어린이를 위로하는 모습에 모두 인정많은 기사라며 칭찬을 했다. 어린이도 고마운지 금새 눈물을 그치고 활짝 웃으며 인사를 했다.

그동안 버스기사는 난폭운전, 과속이나 일삼고 손님에게 고함이나 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오늘 차안에서 본 버스기사의 자상한 모습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우리사회에도 아름답고 인정이 많은 기사님이 계신다는 생각에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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