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벤처의 권력유착 사실인가

정부는 우리나라 경제를 끌고 갈 기관차로 벤처를 지목하고 집중적인 육성책을 써 왔다. 지난해 2002년까지 2만개의 벤처를 키우겠다며 4조원의 돈을 부었고 올해는 2005년까지 4만개로 늘려 잡았다. 이 과정에서 벤처들의 주식시장인 코스닥은 한때 활화산식 성장을 거듭했었다.

이렇게 되자 자연 코스닥시장에는 권력자와 공생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벤처 뒤엔 실세가 있다" "4.13총선이 끝나면 코스닥은 폭락한다"느니 하는 소위 증시괴담이 나돌았고 또 그것이 현실화되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한국디지탈라인의 경영자인 정현준게이트가 터졌고 또 야당의 권력개입설이 폭로 되었다. 아직은 폭로단계이므로 무어라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국민으로부터 설득력을 얻는 것은 사실이다. 여당도 사실무근이라고 발뺌만 할 것이 아니라 진상을 조사하는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미 정현준씨가 조성한 사설펀드가 드러났고 이중에는 정.관계인사 다수가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닌가.

이렇게 코스닥시장에 권력이 개입했다는 사실여부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앞서의 지적처럼 코스닥은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고 갈 기관차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권력의 개입은 바로 주가조작의 형태인 소위 작전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게 된다. 이러한 결과로 자연 주가는 작전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하는 인식이 국민들에게 심어지게 되고 이렇게 되면 주식시장의 육성은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게된다. 결국 사생아 벤처라는 말이 나오듯이 코스닥시장은 준비 안된 정부의 시책으로 인해 잡음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성실한 벤처보다는 권력과 가까운 비성실 기업이 더 성장하고 돈버는 이상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일부에서는 가뜩이나 침체에 빠진 주식시장을 더 이상 흔들어서는 안된다거나 벤처는 젊은층이 주도하는 곳이므로 혐의가 낮다거나 하는 말이 있으나 그렇다고 이러한 모순을 덮어두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보면 주식시장을 죽이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이번 권력유착설은 우리나라 경제의 앞날과 관계된 문제이다. 단순한 루머나 폭로로 치부하지만 말고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도 감안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정기관의 엄정한 수사가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정치개혁의 완성을 위해서도 말썽이 많은 곳은 철저히 조사를 하여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도록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