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밀라노 프로젝트 갈 길 먼데…

최근 지역 섬유업계가 심각한 갈등현상을 보이면서 밀라노 프로젝트 의 원활한 추진마저 위협받고 있다.

과거에는 직물·염색업종간의 갈등이 주류를 이뤘으나 이제는 섬유단체 또는 단체장들끼리의 다툼으로 이어지면서 해법 마련이 어려운 형편.

한동안 유대관계가 좋았던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와 대구경북견직물조합은 최근 관계가 크게 악화됐다. 협회가 창립 이후 줄곧 견직물조합이 운영하는 신용협동조합에 예치했던 협회 기금 20여억원 중 14억원을 다른 금융기관으로 이체했기 때문. 협회는 나머지 6억원도 조만간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이 때문에 견직물조합은 "섬유인들의 성금으로 기금을 마련한 협회가 조합 신협을 외면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입장.

그러나 협회는 "신협의 예금 보장 기능이 불안하기 때문에 기금을 옮겼다"며 "기금이 전재산인 협회가 예금 보호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뭐 그리 나쁘냐"는 반응이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는 섬유정보지원센터 운영을 둘러싼 감정 대립이 오래 지속되고 있는 상태.

밀라노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 설립된 섬유정보지원센터를 두고 협회는 연구원보다는 협회가 정보 지원 기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실정.

협회는 최근 5명의 외국어 전문가를 채용, 세계 주요 섬유생산국들의 동향을 파악해 회원업체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물론 업체들의 통·번역 요청에도 무료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반면 연구원측은 이미 섬유정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협회가 뒤늦게 제동을 걸고 나서는 것은 연구원 기능을 약화시키려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패션디자인연구센터의 패션정보실과 섬유개발연구원의 섬유정보지원센터도 기능이 상당 부분 중복돼 양 기관의 주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또 일부 섬유관련 단체장이나 비중 있는 업계인사들끼리의 반목도 시간이 지날수록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실정.

한 섬유단체 관계자는 "과거 어느 때보다 갈등의 골이 깊다"며 "이대로 가면 서로 힘을 합쳐야 성공할 밀라노 프로젝트가 민자출연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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