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88고속도 분리대 없어 禍 키워

단풍관광철로 접어들면서 또 대형교통참사로 20명이 떼죽음을 당했다. 실로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희생자가 너무 많아 애석하기 짝이 없다.

이번 88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참사는 얼핏보기엔 단순한 3중충돌사고였는데 사망자가 너무 많았다는데서 근본적인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사고차량 운전자가 모두 숨졌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않고 있지만 사고의 외형과 결과를 놓고 추정해 볼때 너무나 단순한 실수가 엄청난 사고로 이어졌다는게 교훈으로 남겼다. 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사고개요를 보면 18t의 대형트럭이 철제빔을 가득싣고 달리다 급커브 지점에서 중앙선을 침범하면서 맞은편에서 오던 관광버스와 정면충돌했고 그 버스를 뒤따르던 무쏘승합차가 추돌하는 바람에 일어난 3중충돌사고였다. 이 사고로 3차량에 타고 있던 27명 중 운전자 3명을 포함해 20명이나 숨졌고 7명이 크게 다쳐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게 대체적 사고 윤곽이다. 흔히 일어날 수 있는 3중충돌사고였는데 왜 이처럼 희생자가 많았는지가 근원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선 대형트럭이 과속으로 달리다 급커브길에서 중앙선을 침범하면서 차량에 가득 실은 철제빔이 관광버스쪽으로 쏟아져 내린게 많은 희생자가를 냈다는 걸 지적할 수 있다. 이는 지난7월의 경부고속도로 추풍령휴게소 부근에서 과속 트럭이 내리막길의 급커브길에서 중앙분리대에 충돌한 뒤 부산 부일여고 수학여행버스를 추돌한 사고와 비슷한 유형이란 점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고속도로의 구조적 결함이 두사고의 근본원인으로 지적됐다.

경부고속도엔 '급커브 내리막길'이 문제로 지적됐지만 88고속도로는 여기에다 중앙분리대까지 없었던게 사고를 더 키운 결과를 낳았다는 점이다. 88고속도로를 다닐때마다 운전자들이 가장 불안하게 느끼는게 추월사고이다. 이는 왕복 2차로 도로에서 차량정체가 심하면 누구든지 추월의 유혹을 느끼게 되는데 중앙분리대는 이 추월 유혹을 막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88고속도로의 중앙분리대 설치는 다급한 과제였는데 이걸 지금까지 방치한 도로공사측에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다음 문제는 고속도로에서 과적트럭의 과속질주.무리한 추월 등이 항상 대형사고로 이어지고 있는데도 경찰의 단속이 소홀하다는 점도 이번 기회에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화물트럭의 1차로 운행허용으로 사고가 빈발하다는 점을 교통당국은 특히 유념, 재고해봐야 할 사안이다. 본격 단풍시즌에 앞서 차제에 경찰이 종합적인 안전대책을 수립하길 당부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