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의 중간성적표를 내보았다. 평가는 평년작이다. 대구 의원들 중 정책대안과 문제제기 능력면에서 활약상이 두드러진 사람은 손꼽을 정도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또 경북 의원들도 몇몇 의원들만 고군분투했고 대부분은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대구
이렇다할 '히트작'이 없었고 일부 의원들은 준비부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게다가 동방.대신금고 불법대출 사건으로 관련 상임위인 정무위.재무위 쪽에만 시선이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상임위의 관심도는 줄어들었다는 견해도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국민연금관리공단의 현대그룹 회사채 대량매입과 정부외압설을 주장한 한나라당 이원형 의원, 국세청의 금융거래 계좌추적권 남발을 질책한 안택수 의원, 한국통신의 한솔엠닷컴 인수과정의 특혜문제를 제기한 윤영탁 의원, 운문댐 부실시공의 책임자를 직접 거론한 이해봉 의원 등이 그나마 주목을 끌었다.
한편 김만제 의원은 지난 23일 재경부 국감에서 '현대그룹 및 현대투신의 정리방안'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배포한 뒤 e메일과 전화로 '통신협박'을 당하는 곤욕을 치렀다. 김 의원의 이날 발언은 '현대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앞서갔다'는 후문이다. 또 안 의원은 24일 재경위 국감에서 현대그룹와 정부와의 관계를 '악어와 악어새'라는 표현을 써가며 '공생적 야합관계'라고 말했다가 여당의원들이 발언취소를 요구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교육위 소속인 박창달 의원은 피감대상으로 분규사학 5개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계명대를 제외시키자는 입장을 고수, 해직 교수와 학생들의 반발을 샀으나 지역 사학 보호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강재섭, 박근혜 의원 등 중량감 있는 의원들의 부진은 여전했다.
전국구인 민주당의 박상희 의원은 기업의 퇴출과 중소기협회장직 사퇴 등 개인사가 바빴던 탓인지 활약상이 미미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경북
김광원 의원은 '전국 교량의 노후화에 따른 안전문제'와 '달성터널 안전시설 부실' 등을 잇따라 고발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상배 의원은 '농가 부채 실태' 등으로 경북의 어려운 농정을 심도있게 다뤄 이목을 끌었으며 유전자 변형에 관한 정책자료집도 발간했다.
재선인 권오을 의원과 임인배 의원은 각각 '산림청 헬기 고가 도입 의혹'과 '한국도로공사의 김해 톨게이트 여론 조작사건, 철도청 낙하산 인사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의욕을 보였다.
반면 초선인 이병석.김성조.이인기 의원은 노력만큼 국감 결과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16대 국회에 대거 진출한 여야의 젊은 초선의원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바람에 이들의 활동은 더욱 위축돼 보였다.
중진급이거나 당직을 맡고 있는 정창화 원내총무, 주진우 총재비서실장, 한나라당 경제대책특위의 이상득 위원장과 박헌기 법사위원장 등은 바쁜 일정 탓에 국감 활동에서 다소 부진했다는 평이다.
김찬우.박시균 의원은 의사 출신이란 점 때문에 최대 쟁점거리인 보건복지위의 의료사태에 대해 매우 소극적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국구 여성의원인 임진출.손희정 의원의 활동 역시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신영국.김성조 의원 등은 실무진의 수가 타 의원실에 비해 적어 국감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고 극소수의 의원들은 비서들의 연봉에서 일정 금액을 갹출, 그 돈으로 보조인력을 쓰는 '편법'을 사용해 눈총을 받았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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