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투신 합병 지역파장

삼성투자신탁증권이 28일 삼성증권과의 합병안을 임시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아 12월 문을 닫게 됨으로써 대구·경북의 금융기능 쇠락현상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삼성투신의 피흡수로 지역에 신설된 중·대형 금융기관 중 대구은행과 영남종금을 제외한 5개 기관이 모두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역외 이전하게 됐다.

또 영남종금은 서울지역 3개 종금사와 합병될 방침이어서 이까지 감안하면 대구은행만이 지역금융의 중추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경제동맥인 지역금융을 되살릴 수 있는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갈수록 거세다.

98년 7월 동양투신을 인수한 삼성투신은 3년도 안돼 삼성증권과의 합병으로 지역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이에 앞서 대동은행은 98년 6월 국민은행에 흡수됐으며 경일·대구종금은 98년 2, 4월 각각 폐쇄됐다. 조선생명은 지난 3월 한국생명에 흡수된 뒤 현대생명으로 바뀌었다.

영남종금의 경우 지난 5~8월 일시 자금난으로 영업정지됐다가 예금보험공사에 인수돼 영업재개했으나 정부의 종금사 통합방침에 따라 조만간 간판을 바꿀 처지다. 특히 지역에서 강력 희망하고 있는 통합 종금사 본사의 대구 유치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지역기업에 대한 금융을 담당해온 영남종금의 역할 위축이 불가피하다.기존 금융기관도 점포를 줄이는 등 감량경영에 나선 상태다.

한국은행 대구지점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생보사, 우체국을 제외한 지역 금융기관의 점포 수는 1천850개로 외환위기 직후인 97년말에 비해 381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지역 기업들은 만성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다.

올들어 7월까지 지역 예금은행의 여신증가율은 기업자금(9·6%)보다 가계대출(13.1%)에서 더 큰 폭으로 나타나 기업들이 돈 구하기에 어려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나 주식발행 등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극히 미미하다는 지역기업들의 현실을 감안하면 금융권 대출경색은 바로 최대의 경영애로와 연결되는 것이다.

대구시, 대구상공회의소, 지역 정치권 등이 정부에 지역금융 육성을 건의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자본논리를 따른 금융기관 이탈현상을 막고 지역금융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면 정책적인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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