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대생, 취업 너무 어려워요"

'지방대생의 취업난, 지방대에 다니기 때문인가'

나라 전체를 뒤흔들었던 IMF 이후 조금씩 호전되던 경제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지방대학생의 취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취업문이 좁아진데다 대기업들의 지방대 출신 기피현상과 지방대생의 경쟁력 부족 때문.

기업이 정해 놓은 학교간 레벨로 인해 1차 서류전형이나 면접에서 통과하기가 힘든데다 전공에 따른 모집 분야 제한과 지방 근무 가능 등의 단서 조항도 있어 특별히 재능을 인정받지 않는 한 수도권 본사 근무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방대생들의 한결같은 불만이다. 여학생의 경우, 보이지 않는 차별로 인해 취업하기가 더욱 어려운 실정.

이원욱(25.영남대 4년)씨는 "대기업들의 수도권 대학 출신 선호로 피해의식과 패배감에 젖어 있는 지방대생이 많다"며 "심지어 원서에 저명인사나 고위직 공무원, 회사 임원 친인척을 적는 난이 있고 학교 선배들이 끌어 주는 회사가 많아 상대적으로 수도권에 인맥과 학맥이 적은 지방대생은 절대 불리하다"며 지방대생의 비애를 토로했다.

김소라(25.여.가톨릭대 3년)씨는 "지난 94년 어문학과에 입학했으나 취업 전망이 밝지 않고 컴퓨터 관련 공부도 하고 싶어 다시 시험을 쳐 전공을 바꾸었다"고 말했고, 서인경(22.여.경북대 4년)씨도 "대기업에 취업하려고 했으나 인문학을 공부한데다 여자라는 벽에 부딪혀 취업 방향을 바꿨다"고 밝혔다.

반면 취업이 어려운 것은 지방대생의 경쟁력이 수도권 대학생들 보다 뒤지기 때문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학교와 전공, 남녀 차이에서 차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취업에 대한 준비 부족이 결정적인 문제라는 것. 지방대생 가운데도 각종 자격증과 어학공인시험에 높은 점수를 획득, 회사를 선택해 취업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한다.

김은수(22.여.경북대 4년)씨는 "3학년이 될 때 까지 취업에 대한 뚜렷한 목표를 가지지 못해 준비와 노력이 부족한 학생이 많다"며 "불안감과 위기감만 있고 긴장감이 없는 것을 스스로 반성하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대학교 취업정보센터 김기동 팀장은 "대구 경북지역 학생들의 취업에 어려운 것은 안일하고 소극적, 보수적인 태도로 기업들의 지방대생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기 때문"이라며 "적극적인 자세로 일찍 목표를 세우고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취업난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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