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방금고 사건, 뇌물고리 하나씩 드러나

동방금고 불법대출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는 29일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이 올 2월 장성환(39) 유일반도체 사장으로부터 이회사 주식을 주당 2만원에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3억5천만원(1만7천5백주 구입물량)을 받은 뒤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에게 금감원 로비자금으로 10억원을 제공한 사실을 확인, 장 사장을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했다.

장씨는 99년 6월 BW 30억원을 시가의 20%에 발행한 뒤 90%를 본인이 가져 회사에 75억원 상당의 재산손실을 입혔다.

검찰은 또 금감원이 작년 12월 인천 대신신용금고 특별검사에서 출자자 대출사실을 포착, 당시 이수원 대신금고 전무(현 사장)를 면직했다가 재심에서 정직 2개월로 완화했고, 동방금고에 대한 특검실시를 건의했던 실무진의 의견을 묵살한 사실도밝혀내고 대신금고 이 사장을 불러 조사하는 한편 당시 금감원 비은행검사1국 산하팀장 등 7~8명을 30일 소환, 조사키로 했다. 이미 검찰은 금감원 임직원 10여명의 금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금감원이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실을 지난 2월부터 알고 있었고 이 대신금고 사장을 통해 금감원 임직원 7~8명이 지난 2월 평창정보통신 주식 3만주(당시 시가 주당 3만4천원)를 공모가 수준인 주당 8천원에 받았다는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금감원 고위간부들이 이번사건에 조직적으로 개입됐을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유일반도체 사장 장씨로부터 "금감원이 지난 1월 BW 저가발행을 조사한뒤 경고라는 경징계를 내려 컨설팅업자 김모씨와 KDL 감사였던 김모씨를 통해 BW 3억5천만원을 정현준 사장에게 넘기고 금감원에 '인사'해줄 것을 부탁했다"며 "정 사장은 2월에 이경자 부회장에게 로비자금 10억원을 제공하고 BW 3억원을 채권자에게채무변제용으로 넘겼으며, 나는 이 채권자로부터 BW를 6억원에 되사들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씨는 로비자금 10억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이날 유일반도체 BW 저가발행문제와 대신금고 불법대출을 조사한 당시금감원 조사총괄국 직원 2명과 비은행검사1국 직원 2명을 각각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금감원 실무진의 동방금고 연결특검 건의가 묵살된 시점이 장 전 국장이분쟁조정국장으로 전보된 이후라는 점을 중시, 장 전 국장 윗선의 고위간부가 동방금고를 비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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