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통령 방문, 우방 격려 현수막 철거시비

대구시민들이 부도난 (주)우방의 직원들을 위해 수성구 만촌동 본사 건물 앞에 걸어 놓은 격려성 현수막이 28, 29일 김대중 대통령의 대구 방문으로 철거한 것으로 드러나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방 본사 앞길로 출퇴근하면서 사옥 앞에 걸린 「우방아 힘내라」는 등 현수막을 보면서 눈시울을 적신 적이 한 두 차례가 아니었다. 이 현수막을 보며 내 직장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9일 인터넷 수성구청 홈페이지에는 이런 애틋한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김 대통령의 행차에 그슬린다는 이유로 철거됐다며 사실을 밝혀 줄 것을 김규택 수성구청장에게 호소했다.

이 네티즌은 『현수막 철거가 청와대의 지시에 의해 행해진 것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일부 공무원의 맹목적인 충성에서 비롯된 일이라면 다시 걸어 달라』고 부탁했다.

우방 한 직원은 『대통령의 대구 방문 전날인 27일 오후 구청 직원들이 4개의 현수막을 걷어 갔다. 부도를 딛고 일어서려는 우방 가족과 이를 성원하는 대구시민들의 의지를 꺾은 행위』라며 『현수막이 없어진 이유를 묻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관계자는『대구 정서를 감안, 우방 앞의 불법광고물을 철거하지 않았으나 지난 25일 대구시에서 이를 철거하라는 공문이 내려 와 부득이 처리했다』고 밝혔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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