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넷뱅킹 고객 폭증

회사원 이모씨. 지난 27일 오후 한 시중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해 인터넷 뱅킹으로 대출을 신청했다가 짜증이 나 중도에 그만두고 말았다. 수십 개에 이르는 빈칸을 애써 메운 뒤 전송했더니 한참만에 나온 답변이 '에러 발생!' 접속속도가 늦어 화면 하나 넘기는 데 수십분씩, 한시간여를 애쓴 결과였다.

인터넷 뱅킹이 확산되면서 이젠 은행서버의 용량부족과 고객의 접속폭주로 인한 서비스 불만족이 문제되고 있다. 인터넷 뱅킹도 은행창구와 마찬가지로 혼잡을 빚는 일이 잦아졌다는 얘기다.

▲인터넷 뱅킹 폭발적인 확산세=지난해 7월 국민.신한.조흥은행에서 처음 시작된 인터넷 뱅킹 서비스는 이제 취급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확산됐다. 9월말 현재 가입 고객은 20개 은행, 263만명으로 폭발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8일 시작한 대구은행 인터넷 뱅킹의 가입자 수는 30일 현재 PC뱅킹을 포함해 8만5천명. 인증서를 발급 받은 건수만 6만8천건이 넘고 하루 평균 거래건수는 4만건이나 된다. 지금까지 최고 이용건수는 지난 25일의 5만3천900건.

국내 최대 우량은행의 하나인 국민은행은 총 가입자 수 74만명, 하루 이용자 수 7만명이란 실적을 기록 중이고 인터넷 뱅킹 선두주자인 신한은행은 9월말 현재 총 가입자 수 15만명, 하루 이용건수 13만건을 자랑하고 있다.

▲처리능력 부족해도 은행들은 고객유치에 치중=가입자는 늘지만 시스템 처리능력이 뒤따르지 못해 서비스가 지연되는 일이 잦아졌다.

한 은행의 인터넷 뱅킹 동시 처리능력은 2천명. 그나마 이달 중순 서버처리 용량을 2배 늘린 결과이지만 접속이 집중되면 처리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진다.

또 다른 한 은행도 동시 처리능력이 500명 정도에 불과해 현재 시스템 업그레이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은행들은 그래도 인터넷 뱅킹 가입자 늘리기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수익성, 경비 등에서 창구업무에 비해 우월한 전자금융이 향후 은행업무의 주된 방향으로 자리잡았기 때문.

국민은행이 연말까지 100만명 가입을 목표로 뛰고 있고 신한은행은 지금의 2배인 30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나서는 등 모든 은행이 고객 늘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때를 피하라=인터넷 뱅킹의 장점 중 하나인 신속한 업무처리를 누리려면 접속이 몰리는 시간대를 피해야 한다.

인터넷 뱅킹에서 바쁜 날은 창구가 혼잡한 날과 비슷하다. 월급일 및 각종 결제가 몰리는 25일, 27일, 말일, 매월 마지막 토요일이 그것. 하루 중에는 점심시간 전후와 오후 4~5시에 접속이 몰린다. 토요일에는 오전 11시~오후 1시40분이 피크타임. 인터넷 뱅킹 주고객인 회사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간이다.

따라서 오전 9~10시, 오후 2~3시를 이용하거나 아예 오후 5시를 넘겨 접속하면 한결 수월하다. 인터넷 뱅킹은 오전 8시부터 밤 10시, 내용에 따라선 새벽 4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또 다음달부터는 거의 24시간 접속할 수 있게끔 서비스 내용이 확충될 전망이다.

거래가 집중되는 날 송금거래가 필요할 경우 예약이체서비스를 활용해도 좋다.

공과금 납부는 오후 5시 이후에도 가능하므로 야간을 활용하는 것도 지혜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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