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예측불허, 美 대선

백악관의 새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11월7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 전역은 지금 선거 열기로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과거 같으면 지금쯤 여론조사 결과 우세가 점쳐지는 정당에서는 차기 행정부의 조각(組閣)과 논공행상이 벌어지는 것이 상례였는데, 이번 선거에선 조각은커녕 민주당 고어후보와 공화당 부시 후보가 막판까지 혼전을 벌이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다. 미국민들은 공화당 부시 후보의 인간미에 끌리는 한편으로 민주당 고어 후보의 정책 수행능력에도 매력을 느끼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의 성(性) 스캔들에 식상한 나머지 똑똑한 고어를 선호하면서도 인간성 좋고 위엄있는 부시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 미국민들의 솔직한 심경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 결과 노동절(9월4일) 이후 부시와 고어의 여론조사 결과 우열이 바뀐 것이 무려 여덟차례나 된다니 그 혼미한 양상을 짐작할 만하다. 이쯤되자 미국의 한다하는 여론조사 기관들도 선거 후 엉터리 조사란 덤터기를 안쓰려고 미리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는 등 부산하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10월31일의 핼러윈 축제 가면 판매량이 부시 58%, 고어 42%로 부시측은 사기가 오르고 있나하면 고어측은 의기소침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92년 대선때 빌 클린턴(41%판매)이 부시(39%)를 앞섰고 96년에도 클린턴(56%)이 밥 돌(40%)을 앞선뒤 당선된 전례가 있는지라 부시측은 이를 길조(吉兆)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세계에서 가장 정확하다는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마저 손을 들만큼 미국 대선이 우열을 점치기 어려운 경쟁을 막판까지 벌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워싱턴DC 펜실베이니아가 1600에 자리잡은 백악관에는 지금의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까지 39명의 대통령이 거쳐갔고 이제 40번째 대통령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과거의 대통령중에는 링컨이나 루스벨트, 트루먼 처럼 미국민들의 기억에 영원히 남는 사람도 있고 앤드류 존슨이나 워런 하딩 같은 악정(惡政)의 대통령도 있다. 이덜의 면면을 보면 위대한 대통령은 대체로 성실 정직한 인품과 확고한 목표의식을 갖고 끝까지 밀고나간 사람들이었다는 공통점이 눈에 두드러지게 띈다.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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