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32)씨는 지난 7월21일 사업차 만난 김모(42)씨와 술을 마신뒤 김씨가 모는 트라제 승용차 조수석에 탔다 봉변을 당했다.
이날 새벽 트라제 승용차가 서구 모주유소 앞길에서 길을 건너던 차모(50)씨를 치는 사고를 낸뒤 경찰조사를 받고 집에 돌아온 이씨는 며칠뒤 경찰에서 자신을 '가해운전자'로 몰아 출두요청서를 보낸 것.
경찰은 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의 말만 믿고 이씨를 가해자로 단정지었다 이후 이씨와 함께 탔던 여성 2명의 증언에 의해 김씨가 운전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8월 달서구 성서공단 네거리에서 1t화물차로 운전교습을 받던 장모(28)씨는 녹색 신호등을 보고 앞차를 따라 좌회전했으나 반대편에서 마주오던 1t 화물차(운전자 정모씨)와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장씨는 경찰에서 "신호를 지켜 좌회전 했다"고 주장하고 화물차 운전자도 "직진신호를 보고 운행했다"며 서로 엇갈린 주장을 폈으나 경찰은 장씨가 황색 신호시 운행했을 개연성이 높다며 가해차량으로 결론지었다.
그러나 장씨가 대구지방경찰청에 이의신청을 낸 결과 정씨가 교차로에 먼저 진입한 장씨 차량을 기다리지 않고 진입해 '교차로통행준수의무 위반'이라며 책임을 물었다.
이처럼 교통사고에 대한 경찰의 미숙한 대응과 잘못된 처리로 인한 운전자들의 불만이 높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교통사고와 관련한 시민들의 이의신청이 지난 96년 195건, 97년 203건, 98년 232건, 99년 255건, 올해 8월까지 213건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지난 한해동안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등 경찰의 처리잘못으로 인해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진 경우가 9건에 불과했으나 올해의 경우 지난 8월까지 이미 13건에 달하고 있다.
이는 경찰이 교통사고 당시 스키드마크(타이어 노면마찰흔적)나 차량 추돌부위 등 사고정황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목격자 진술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데다 목격자마저 없을 경우 쌍방과실 등 편의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사고조사 자격증이 없거나 교통사고전문화 교육을 이수하지 않는 등 경찰의 전문성부족도 허술한 교통사고처리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대구경찰청 151명의 교통사고 조사요원중 절반인 75명이 교통조사전문화 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지난 96년부터 98년까지 교통사고조사 자격증 소지자가 16~7명이었으나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10명에 불과하다.
수성경찰서 한 관계자는 "신호위반이나 중앙선 침범에서 사고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릴 경우 목격자가 없으면 사고처리가 어렵다"면서 "교통사고 조사요원들이 사고정황이 명확하지 않으면 쌍방과실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