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800년 2代 대통령부터 입주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의 하나인 미국 대통령 관저 '백악관'이 1일로서 건립 200년을 맞았다. 이 200번째 해엔 또다른 새 주인이 들 참. 부시 공화당 후보와 고어 민주당 후보가 서로 주인이 되려고 혈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백악관이 포토맥 강을 굽어보는 워싱턴DC의 펜실베이니아가 1600번지에 웅지를 튼 것은 1800년 11월1일. 첫 주인은 2대 대통령 존 애덤스였다. 지금은 132개의 방에 화장실 32개, 난로 28개를 갖춘 6층 건물이지만, 애덤스 대통령이 처음 입주할 때만 해도 주위는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밑동 잘린 나무 그루터기, 우거진 잡목, 벽돌 가마, 폐석, 인부 숙소 등이 널려 있었고, 회반죽과 벽지의 풀, 장작 등이 마르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방도 6개 뿐이었다.

애덤스 대통령은 그러나 여기서 이틀째 밤을 보내면서 매사추세츠에 있는 부인 애비게일에게 보낸 서한에서 무한한 희망을 표현했다. "이 집과 이 집에 살 모든 사람에게 최고의 축복을 내려 주시기를 하늘에 기원합니다. 정직하고 현명한 사람만 이 지붕 아래에서 통치하게 하소서". 그의 축복 이후 40명의 대통령이 그 지붕 아래를 거쳐갔다. 애덤스의 부인은 준공 21일째 되던 날 남편을 뒤따라 입주했다.백악관 건축은 초대 워싱턴 대통령이 행정·입법부 분리를 상징해 의사당에서 16블록 떨어진 곳에 초석을 놓고 1792년 아일랜드 출신 건축가 제임스 호번에게 공사를 맡기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정작 워싱턴 대통령은 준공 바로 전 해에 사망하는 바람에 백악관에 들어 가 보지 못한 유일한 미국 대통령이 됐다.

3대 대통령 제퍼슨은 취임식 때 그리스식 복고풍인 이 건물로 일반인을 처음으로 초대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백악관은 원래 현지의 따가운 햇볕을 감안해 회반죽을 바름으로써 눈부시게 흰 건물로 태어났다. 때문에 처음부터 '화이트 하우스'(White House)라 불렸다는 얘기가 있고, 적어도 개관 2년 후에는 고유명칭으로 굳어졌다. 그러나 100년도 더 지난 1901년이 돼서야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에 의해 그것이 공식 명칭으로 확정됐다.

전쟁 중이던 1814년엔 영국군에 의해 한 차례 불탔고, 1929년 후버 대통령 시절에도 불이 나 서관(웨스트윙) 대부분이 소실됐었다.

현재 주거 인원은 대통령 가족, 각 수십명씩에 이르는 비서실 및 경호실 직원 등. 대통령의 거처는 오벌 오피스에서 몇 칸 떨어진 곳에 있다. 테니스장, 조깅 코스, 수영장, 극장, 당구장, 볼링장 등의 위락시설을 갖추었고, 부엌에는 주방장 5명이 항상 대기, 손님을 140명까지 한꺼번에 접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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