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장총재 발언 비난

북한이 3일 월간조선에 실린 장충식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인터뷰 내용에 반발하는 바람에 어렵사리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추가상봉 사업이 또다시 꼬이고 있다. 북한 조선적십자회는 이날 성명에서 장 총재의 인터뷰 발언을 비난하면서 "장 총재가 한적 총재로 있는 한 이산가족 방문단 상호교환을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문제의 내용은 △남북 체제의 이질성 △남한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한 부분으로 북측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만한 사안들이다.

즉 평양의 건물이 낡아 10년동안 정체된 느낌을 받았다든가, 8월 이산가족 상봉으로 북측이 체제위협을 느낄 수 있다는 대목, 상봉 당시 남한 가족의 풍요를 강조한 부분 등은 북측으로서는 듣기 거북한 대목이다. 그러나 인터뷰 내용을 읽어보면 장 총재 나름대로 북측의 입장을 배려한 흔적도 역력해 북한의 이같은 반응에 정부측은 상당히 당혹해 하는 눈치다.

물론 이산가족 상봉 등을 최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한적총재로서 이같은 발언을 했다는 자체가 부적절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인터뷰를 담은 책자가 나온 지 한달 보름여가 지난 상황에서 북측이 이같은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또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과거 전례를 들어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을 회피하기 위해 이같이 구태를 반복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성명이 일과성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남북간에 합의된 이산가족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 힘든 북측이 책임을 희석시키려는 의도에서 사태를 부풀려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태파장에 따라 이달말로 예정돼 있는 이산가족 추가상봉 일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어 정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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