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만섭 의장 소신 행동 국회파행 막았다

이만섭 국회의장의 소신이 국회 파행을 막았다. 검찰총장 탄핵소추안에 대해 '탄핵안이 발의되면 의장은 즉시 본회의에 보고해야 하는 국회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표명, '탄핵안이 구성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반발해 온 민주당 지도부의 양보를 얻어 냈다.

지난 7일 의장실을 찾은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는 "탄핵안을 8일 본회의에 보고한다는 당론에서 14일 보고, 16일 표결처리로 양보할테니 중재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의장은 여야 총무들과의 전화접촉에서 "여야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표연설과 예결위 등 국회 파행이 우려된다"며 '15일 보고, 17일 표결 처리'안을 제시했다. 8일에는 여당 수뇌부에게 '탄핵안 본회의 보고 불가'인 당론 철회를 요청했다. 이 의장의 중재에 따라 8일 오전 열린 총무회담에서 여야는 이 의장의 중재안을 전격 수용, 합의안을 만들어냈다.

"국회법에 따르겠다"는 입장 때문에 이 의장은 여당 의원들로부터 "소속 당이 어디냐"는 비난을 듣게 됐다. "국회의장이 탄핵안을 보고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야당의 투쟁의지에 불을 붙였다"는 게 여당 의원들의 불만이었다.

그럼에도 이 의장은 "국회마저 중심을 잃으면 안된다"며 "국회는 여야 정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므로 특히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 의장은 16대 국회 초반 원내교섭단체 구성 완화를 주내용으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설 때도 '날치기 통과는 안된다'며 의사봉을 놓지 않았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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