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대선 곳곳에 격전…재선거 방불

플로리다 이외에도 고어 민주당 후보와 부시 공화당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친 5개 주에서도 '선거'가 계속되고 있다. 뉴멕시코 주에서는 투표함 증거보전 신청이 제기될 예정이고, 뉴햄프셔주 역시 재개표 신청 마감일인 13일에 맞춰 재개표 추진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또 아이오와·오리건·위스콘신 등 3개 주 선거 당국도 부시 진영으로부터 재개표 신청이 접수될 것에 대비하고 있다. 전국 득표수를 놓고도 공화당이 쟁점화를 시도, 또하나의 불씨가 깔려 있다.

◇뉴멕시코=고어가 6천825표 차로 앞섰다고 발표됐으나, 주 선거 당국의 창고에서 252표가 든 미개봉 투표함이 뒤늦게 발견되고 부재자 투표 6만표가 개표되면서 오히려 부시가 17표 차로 앞섰다.

이에 따라 주 경찰은 투표함 보전절차에 들어갔으며 재개표 또는 검표가 이뤄질 것에 대비해 모든 투표함에 대한 보전절차가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의 조치는 공화당 변호인단이 법원에 투표함 보전 신청을 한데 따른 것이다. 부재자 투표 과정에서 '대리투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부재자들 사이에서 투표용지를 받지 못했는데도 투표한 것으로 기록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

이 주에는 '자동개표' 조항이 없지만 주 개표위원회가 최종 선거결과를 확정하기 위한 회의를 여는 오는 28일까지 재개표를 신청할 수 있다.

◇오리건=전면적인 '우편투표제'를 실시하고 있는 이곳에서는 고어가 부시에게 5천756표차로 승리했다. 하지만 우편투표중 개표되지 않은 4만표에 대한 개표가 현지시간 13일 실시될 예정이다.

주 국무장관은 "공화당 지지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잭슨 카운티에 대한 집계가 남아있어 두 후보간 표차가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컴퓨터 집계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1만3천465표에 대한 개표가 중단된 상태.

오리건 주에서는 후보간 표차가 0.2%(약 2천800표) 미만일 경우 자동적으로 재개표 절차에 들어간다. 주 국무장관은 "재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재개표를 요구하면 내달 첫째주쯤 재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햄프셔=선거인단이 4명인 이곳에서는 부시 후보가 7천282표차로 앞섰다. 따라서 부시가 플로리다 주에서 최종 승리하더라도 이곳에서 상황이 역전돼 선거인단 4명을 뺏기면 당선되지 못한다. 이때문에 재개표가 신청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이곳에서는 이미 재개표 요청이 접수돼 재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주 국무장관은 수작업에 의한 재개표 작업은 일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와=선거인단 7명이 걸려있는 이 주에서는 고어가 부시 보다 4천949표를 더 얻었다. 이때문에 부시는 재개표 신청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선거참모를 현지에 급파해 놓고 있다.

이곳에서는 빠르면 14일쯤 부재자 투표 집계가 완료돼, 각 진영에겐 그날로부터 3일 내에 재개표를 요구할 수 있는 시한이 주어진다. 재개표를 신청하려면 전체 99개 카운티에 개별서한을 발송해야 하며, 카운티당 1천 달러 상당의 채권을 함께 동봉해야 한다.

재개표가 이뤄지더라도 실제 대상은 일부 카운티로 국한되겠지만, 주 전체의 130만표에 대해 재개표를 요구할 수도 있다.

◇위스콘신=고어가 6천99표 앞서 선거인단 11명을 확보했다. 그러나 부시는 재개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주 공화당 대변인은 "재개표를 여전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주에는 자동개표 조항이 없다. 그러나 각 후보는 전체 72개 카운티에서 공식집계 결과가 나온 뒤 3일내에 재개표를 신청할 수 있다. 공식집계는 14일쯤 완료될 전망이다.

◇전체 득표수 문제=미국 대선의 현재 초점은 물론 선거인단 확보 숫자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부시는 전국 득표에서도 앞설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

두 후보의 전국 표차는 현재 21만6천291표. 공화당 소속인 캘리포니아주 국무장관은 "아직 최종 집계되지 않은 100만표에 달하는 캘리포니아 주 부재자 투표 결과만으로도 후보별 전체 득표수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주에서는 현재까지 고어가 525만5천27표, 부시는 405만5천623표를 얻었으나, 역대 선거에서 부재자의 60%는 공화당을 지지해 왔다. 이번에도 이 비율이 재현될 경우, 부시는 60만표를 추가함으로써 전국 득표수를 같은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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