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 주식시장 앞날에 대해서는 '중립'". 우리 경제와 증시를 보는데 있어 우리는 '우물안 개구리'일 수 밖에 없다. 경제현장과 너무나 밀착돼 있는 탓에 나무는 잘 볼 지 몰라도 숲 전체를 보기는 힘들기 때문.
따라서 객관적 시각에서 한국 경제, 한국 증시를 바라볼 수 있는 외국인들을 통해 우리의 '자화상'을 그려보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은 우리 경제와 증시의 앞날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 한국경제 경착륙 가능성 없다
미국계 금융기관인 살로먼 스미스바니는 최근 한국경제가 기초 여건이 양호한 상태이기 때문에 내년에 경착륙할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살로먼 스미스바니는 "최근의 원화 약세와 금리 하락은 경기둔화와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 지연 우려 등에 따른 것으로 이같은 추세는 3~6개월 지속될 것"이라며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고 구조조정작업이 가시화하면 원화약세와 금리하락세는 반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함께 경기둔화 예상 등으로 금년말이나 내년초까지는 구조조정 추진이 정체된 모습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한국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온 과거 경험으로 볼 때 궁극적으로는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는 게 살로먼 스미스바니의 진단.
한편 살로먼 스미스바니는 세계경제 성장 부진과 주가하락, 구조조정 지연 우려, 기업 및 소비자 신뢰 저하 등에 영향을 받아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7.2%)보다 낮은 6.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5%로 올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나 물가가 경제의 최우선 정책과제가 될 만큼 우려할 수준까지는 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증시 전망에 대해선 의견 엇갈려
미국계 금융기관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증시는 과매도 상태로 '저평가'된 가운데 리스크프리미엄도 최근 10년 중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구조조정과 강력한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이 없는 한 한국 증시는 과거의 정점을 상향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한국증시는 세계경기 하락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이며 외국인 투자의 확대 가능성 저하,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한계 등을 이유로 증시에 대해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다른 외국계 금융기관인 클라인워트벤슨증권도 '다가오는 충격'이란 부제를 단 한국투자전략에서 글로벌경기 둔화로 인한 한국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이제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 증시에 대해 낙관적 의견을 피력하는 외국계 금융기관들도 적지 않다. 모건스탠리증권의 한 투자전략가는 국내시장에 대한 비중확대(오버웨이트)를 재확인했다. 통신관련주와 관련해 2001년 예상현금흐름이 개선될 여지가 많고 장기적인 성장성도 높아 그동안의 관망(뉴추럴)의견에서 비중확대로 투자비중을 높였다. 반도체 등 첨단하드웨어 장비업체도 지금부터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수할 것을 권고했다.
▲ '외국인 따라하기'는 위험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행태를 보면 매우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달 상장주식은 순매도, 코스닥 등록주식은 순매수의 상반된 투자양상을 나타냈다. 외국인은 지난 달 상장주식 4조532억원어치를 팔고 3조6천763억원어치를 매입, 3천76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9월의 1조57억원 순매도를 감안하면 9~10월 2달동안 약 1조4천억원어치의 상장주식을 순매도한 셈.
반면 코스닥 등록주식은 3천99억원어치를 사고 2천607억원어치를 팔아 49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이 하향추세를 보임에 따라 선물·옵션거래에서 외국인투자자는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달 주가지수선물에서 외국인투자자는 환매를 포함, 8만7천621계약을 매도한 반면 매수(전매 포함) 거래량은 7만8천517계약에 지나지 않아 1만계약 가까이 매도우위를 보였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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