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할리우드, 백악관 새주인 정책변화에 '오싹'

할리우드와 백악관의 밀월관계가 끝나는 것일까?

그동안 할리우드는 백악관의 주인을 그리면서 온갖 '아양'을 떨었다. '대통령의 연인'에서는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한 대통령을, '에어포스 원'에서는 힘있고 강력하면서도 가정적인 대통령을 그리면서 미국 대통령을 홍보했다. '인디펜던스 데이'에서는 인류를 구원하는 위대한 대통령상을 구현했다.

누가 봐도 빌 클린턴임이 틀림없는 이러한 캐릭터를 영화에 담으면서 할리우드 영화제작진들은 빈번하게 백악관을 드나들었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의 퇴임으로 밀월관계는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미국 대통령 후보 2명중 어느 누가 되더라도 엔딩 장면을 뒤집을 수 없다는 게 '할리우드의 비극'이다.

부시와 고어. 둘은 영화계인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클린턴과 달리 한 목소리로 할리우드를 성토하고 있다. 할리우드가 미국 청소년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집단이라는 것이다.

최근 고어의 러닝메이트 조 리버먼은 할리우드를 향해 "당신네들 일에 법적으로 개입하기 전에, 6개월 안에 손 씻고 개과천선하라"고 외쳤다. 또 공화당 후보 부시는 한 파티장에서 "할리우드는 뭔가 강경한 조치가 필요한 동네"라며 "할리우드 산업에 좀더 딱딱한 제재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할리우드 영화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그동안 미국의 정치인들은 할리우드 영화를 미국의 전략산업으로 갖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폭력.선정 영화에 대한 반대여론이 일면서 할리우드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클린턴 대통령도 '미성년자 폭력 연예물 시청 실태조사'를 특별지시, 미국 영화업자들의 무분별한 판촉전에 철퇴를 가하기도 했다.

고어와 부시의 대접전 속에서 할리우드는 '수술대'를 준비해야할 처지에 놓여있다.

김중기 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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