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反삼성운동, 강도 더해지고 있다

삼성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삼성상용차를 지난 3일 일방적으로 퇴출시키면서 불기 시작한 반삼성운동이 17일 2주일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경고성 수준에 머물던 반삼성운동은 각계의 적극적인 동참 속에 행동으로 옮겨지는 등 강도를 더해 가고 있다.

◇시의회

현재 반삼성운동의 가장 전면에 나서 있다. 경제교통위원회 위원들이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를 방문, 삼성의 상용차 퇴출에 항의하고 종업원들의 전원 고용승계, 대체산업 육성을 요구했다.

대구시 관련공무원을 출석시킨 가운데 두차례 의원간담회를 연 것을 비롯, 구.군의장단 연석회의를 개최, 전시민을 대상으로 삼성규탄 운동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지난 14일 삼성상용차 퇴출과 관련된 불매운동 돌입과 대삼성 규탄 결의문을 채택한 시의회는 이날 '삼성상용차 관련 특별위원회'를 발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번에 발족된 특위는 기존 특위들과는 달리 시의회에서 가장 의정활동이 뛰어난 각 상임위 소장층 의원들을 중심으로 꾸려졌다는 점이 특징.

특위는 대구시가 삼성에 특혜를 준 사업지구와 삼성이 하는 관급공사장에 대한 특별점검에 돌입했다. 특위는 앞으로의 활동방향을 △상용차를 대신할 대체산업 육성 △상용차 종업원 완전 고용승계 △협력업체 보호 등으로 정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삼성라이온즈 연고권 박탈을 비롯, 고강도 삼성 제재를 벌이기로 했다.

◇삼성상용차 직원

상용차 직원들은 프랑스 르노사와의 자본제휴 협상이 무산되고 퇴출설이 나오면서 지난달 17일 비상대책위를 만들었다. 10월말까지만 해도 직원들 사이에서 회생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이 있었고 생산.영업직 비대위가 분리돼 있어 활동이 미미했으나 지난 3일 퇴출이 발표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삼성계열사로선 처음으로 노조를 만들었고 생산.영업직 모두가 참여하는 통합비대위를 지난 6일 발족시켰다.

통합 비대위 차원에서 삼성계열사 업무 방해, 가두 시위 등 외부 투쟁을 본격화 하기 시작했고 17일부터는 서울역 집회 등 상경투쟁에 돌입했다. 통합 비대위는 직원들의 생존권 확보와 삼성이 당초 지역에 약속했던 1조5천억원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키로 했다.

◇협력업체

삼성상용차 협력업체들은 이번 상용차 퇴출로 지난달 결제가 이뤄져야 할 납품대금 70억원과 이미 생산해 놓은 물품대금 75억원 등 145억원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을 뿐 아니라 연쇄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

지역의 40여개 삼성상용차 중견 납품업체로 구성된 '송우회'가 보상을 이끌어 내기 위해 활동을 했으나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송우회는 해산을 결의했고 전국 225개 협력업체가 모두 참여하는 삼성상용차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들어졌다.

비대위는 시민단체, 정계, 대구시 등 각계와의 다양한 물밑 접촉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방식으로 활동중이다. 16일에는 삼성상용차 단독 납품업체 대표를 위원장으로 다시 선출, 투쟁 강도를 강화했다.

◇시민.사회단체

상용차 퇴출이 결정되면서 대구 YMCA, 대구여성회 등 40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삼성응징 범시민대책기구'가 결성됐고 삼성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이들은 홈플러스 앞에서의 삼성카드 안쓰기 및 삼성제품 반입 중단 운동을 벌였고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삼성카드 발급 중단과 매장 철수를 단행했다.

시민단체들은 홈플러스에 이어 이마트에 대해서도 삼성제품 철수를 요청하는 한편 삼성화재에 가입한 자동차보험 집단 해지, 삼성생명 가입 안하기에 들어갔다. 이건희 회장 집 천막농성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

시민단체들은 상용차 퇴출에는 대구시의 책임도 크다고 보고 문희갑 대구시장 퇴진을 비롯한 대구시 책임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키로 했다.

최정암 jeongam@imaeil.com

김가영 kky@imaeil.com

전계완 기자 jkw@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