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상은 '그래도 따뜻하다'심장병 민철군에 각계의 온정

"그래도 세상은 참 살만한 것 같습니다. 민철이가 퇴원한 뒤 이웃에 베풀고 곧게 사는 것이 많은 분들의 도움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고 저도 더욱 열심히 살겠습니다"

각박한 세상에 따뜻한 온정이 빛나고 있다.

평생 구두만 닦아온 권종욱(44.대구시 북구 칠성2가)씨 부부의 아들 민철(17.경상고 2년)군의 심장병 투병소식(본지 10월17일자 29면)이 전해지자 시민 100여명과 3개 고교 학생 및 교직원, 교회 등지에서 5천500여만원을 모았다.

매일신문사를 통해 시민들이 보내준 성금 약 1천만원외에 대안교회(중구 대안동)에서 3천여만원을 모았고 경상고에서 1천여만원, 경상여고 338만여원, 경명여고 140만원, 동서영남아파트(북구 구암동) 부녀회원 20명이 바자회 수익금 30만원을 보탰다.

이모(39)씨는 자신도 고아출신이라며 10만원을 보내왔고 초등학생인 김모(12)양은 "수술이 꼭 성공하도록 기도하겠다"며 3천원을 보냈으며, 익명의 독지가들도 많았다. 익명의 한 40대 여성은 "파출부 일을 해서 번 돈"이라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상고는 민철군이 지난 7월부터 투병으로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으나 심장이식수술뒤 바로 복학을 허용할 방침이며 이달초 대구지역 20여개 고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민철군의 사연을 띄워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민철군의 경상고 친구들은 번갈아 가며 서울까지 병문안을 하거나 전화통화를 통해 민철군을 격려하고 있으며 헌혈증서 26장도 모았다.

권씨가 다니는 대안교회도 다음달 2일 오후7시 교회에서 '민철이 심장이식 수술비 마련을 위한 사랑의 음악회'를 개최하며 후원(한빛은행 701-08-277428 김은옥)도 받는다. 이날 음악회에는 대안교회 성가단, 경상고 중창단, 사물놀이 등불패 등이 출연하며 입장료는 5천원이다.

권씨는 "지난달 중순 집을 내놓은 상태여서 시민 성금까지 합하면 수술비는 가능할 것 같다"며 "민철이도 상태가 많이 좋아져 곧 수술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서울 중앙병원에 입원한 민철군은 최근 발등이 썩어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부위가 아문 뒤 빠르면 2개월, 늦어도 6개월안에 심장이식수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민철군은 "친구들과 많은 시민의 도움에 고마울 따름"이라며 "은혜를 갚기위해서라도 꼭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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