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동산 매물 크게 늘었다

주가폭락, 대량실직 등 국가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현금을 챙겨두자'는 심리가 확산, 부동산 급매물이 증가하는 반면 신규 매입을 주저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혼란스럽다.

성서공단 등 지역내 공단에는 추석 전후만 해도 공장 매매가 다소 활기를 띠었으나 최근들어 매물만 나오고 사자는 주문은 거의 사라졌다.

상당수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경비절감을 위해 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일부는 금융경색을 우려, 현금을 미리 확보하려고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모(37.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씨는 50억~100억원 상당의 빌딩을 구입할 계획을 갖고 중개업소에 알선을 부탁했으나 최근 이를 취소했다.

불확실한 경제 전망으로 인해 투자 시기를 내년 봄 이후로 미룬 것이다.

수성구 지역으로 약국을 이전하려던 이모(42)씨도 건물 구입 시기를 내년 2~3월로 늦췄다.

이씨는 "건물 구입을 미룬 것은 경기침체에도 이유가 있지만 부동산 시세 하락을 예상, 급매물이 쏟아져 가격이 더 떨어질 때 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파트의 경우 매매거래가 거의 끊긴 가운데 중소평형을 중심으로 매물이 지난달부터 20~30%정도 늘어났다.

일부 매물은 시세보다 몇 백만원 이상 싼 '급매물'도 있다.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나온 매물의 대부분은 집값 하락을 우려하거나 다른 부분에 대한 투자자금을 마련하려는 목적이라는 것.

특히 소형평형 매물이 많은 것은 기업구조조정과 부도에 따른 실직 등 불확실한 앞날을 준비하기 위한 '생계형'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권오인 천마공인중개사 대표는 "서민들의 가계가 어려워 지자 전세로 살거나 싼 집으로 옮기기 위해 살던 집을 팔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10월 이후 매물이 크게 증가한 반면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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