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리플레이스먼트

임금인상 요구를 내걸고 파업에 돌입한 프로 미식축구 선수들을 대신해 내셔널 풋볼 리그(NFL)에 투입된 '대타'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며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는 내용의 코믹 영화다.

대타 선수들의 면면이 화면에 하나하나 소개될때마다 관객들의 웃음보가 터져나온다.

그라운드에서조차 담배를 입에 무는 골초 축구선수와 시합 직전까지 삶은 계란을 끊임없이 먹어대는 일본인 스모선수, 육중한 몸매의 흑인 보디가드, 발빠른 슈퍼마켓 점원, 경찰관, 청각장애인까지. 하워드 도이치 감독은 상상력을 최대로 발휘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한자리에 모아 놓았다.

여기에 패배감에 젖어있는 왕년의 미식축구 스타이자 의리파인 '팔코'(키아누리브스)가 합류해 팀을 이끌고, 이제는 한물간 코치 '맥킨티'(진 해크먼)가 이들을 총 진두지휘한다.

다소 위험스러워보일 정도로 과격한 '태클'을 구사하는 선수들의 모습과 환호하는 관중 등 생생한 미식 축구 경기 장면은 '게임의 법칙'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영화 속 경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장르의 관습을 뛰어넘기위한 '태클'은 한 번도 시도하지 않는다. 대타 선수들은 정의감에 넘치는 인물로, 프로선수들은 돈과 자신밖에 모르는 '속물'로 그려져 명확한 '선과 악'의 대비를 이룬다.

처음에는 팀워크조차 맞지 않아 삐걱거리던 팀이 우여곡절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둔다는 끝이 빤히 보이는 단순한 구조 역시 충실하게 답습했다.

대신 '선수와 치어리더의 사랑'이라는 멜로를 살짝 입혔고, 다양한 등장 인물사이에서 생겨나는 소소한 갈등과 우정을 코믹하고 유쾌하게 그려 '잔재미'를 추구했다.

감독은 아무래도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낀 듯 싶다. 클럽댄서 출신의 치어걸들이 가세해 시종일관 요염한 자태로 상대편 선수들의 정신을 흐려놓는다.

촬영 전부터 3개월 동안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는 키아누 리브스가 제법 프로선수다운 풍모를 풍기며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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