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 변별력 상실

수능시험 가채점 결과 고득점자가 양산되고 350점대까지 득점자 분포가 지난해보다 몇 배나 두터워진 것으로 분석되자 수험생과 학부모, 고교 교사들은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대다수 고교가 이미 기말고사까지 끝내 학생부 산정이 끝남에 따라 대학입시의 마지막 변수가 될 논술 준비에 쏠리는 학생들의 긴장감은 더욱 커져 학교-학원-과외로 이어지는 최악의 논술 러시가 예견되고 있다.

대구지역 고교에는 수능점수가 크게 인플레됐다는 언론보도가 쏟아진 17일 이후 학교마다 "도대체 어느 대학에 보내란 말이냐"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빗발쳤고 변별력 없는 수능시험에 대한 학생, 학부모들의 불만도 쏟아졌다.

ㄱ고 3년생 학부모는 "실력이 아니라 누가 눈치껏 원서를 잘 내느냐에 의해 대학 진학이 결정되는 게 맞느냐"며 "소수점 이하 점수로 대학에 붙고 떨어진다면 결과에 쉽게 승복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명 영진고교사는 "올해는 비슷한 점수대가 너무 많아 수능점수만으로는 진학상담 자체가 어렵다"면서 "수능 영역별 점수, 학생부 교과목별 점수 등 다양한 전형요소와 논술, 면접 등을 충분히 검토하려면 남은 입시일정이 너무 빠듯하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수능시험의 변별력이 떨어지자 수험생들의 논술열기도 유례없이 뜨거워지고 있다.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각 고교의 논술수업에는 과거 20~30% 정도의 학생들이 수강했으나 올해 경우 50%이상이 논술수업을 희망, 반 편성에 애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한 덕원고교장은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 수는 줄었는데 논술수업을 듣겠다는 학생은 오히려 늘어 고3의 50%이상이 다음주부터 수업에 참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학원 관계자는 "논술특강 수강생이 지난해에 비해 두배는 될 것으로 예상되고 '과외'를 물어오는 학부모도 적잖다"고 전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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