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지노 열풍타고 성인오락실 만연

카지노 열풍이 전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성인 오락실들이 손님들에게 상금을 걸고 환전을 해주거나 고액의 경품을 내걸어 사행심을 조장하는 위법사례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올 한해 대구 시내 성인오락실에서 환전을 해주거나 고액의 경품을 걸어놓고 영업을 하다 '사행행위에 관한 특별법'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는 모두 44건. 문화관광부 산하 게임장 상설 단속반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대구시 전체 전용게임장(일반오락실) 1천800여곳 가운데 작년의 경우 20여군데에 지나지 않던 환전업소가 올들어 불경기라는 이유로 일반오락실에서도 환전영업을 하는 비율이 늘어나 현재는 120여군데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달 9일 수성구 ㅅ 게임장에서는 릴게임(빠칭코)을 하는 손님들에게 일정 점수를 넘게 되면 최고 250만원의 상금을 주기로 하고 영업을 하다 검찰에 적발됐고 이에 앞선 9월 중구 ㄴ 게임장에서는 기본금 1만원에 100점의 크레딧(이용가능액)을 주고 게임기 화면에 그림이 일치해 2천점을 타게 되면 2십만원의 상금을 주다가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20일 밤 8시쯤 중구의 ㅇ 게임장에서는 20여대의 게임기를 설치해놓고 1만원에 500점의 크레딧을 걸고 영업중이었다. 그러나 1만원을 쓰는 데는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고 대부분 손님들이 거액을 투입해 게임에 열심이었다.

이 업소는 화면상에 '쓰리바(777)'네개가 일치할 경우 최고 4십만원, '투바(777)'네개가 일치하면 2십만원의 상금을 내주고 있었으며 손님들은 업주의 독려(?)속에 바쁘게 돌아가는 게임기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한편 2만원 미만으로 되어있는 경품액의 상한선을 어기고 손님들의 돈을 노리는 성인게임장도 성업중이었다.

20일 오후 4시쯤 중구의 ㅈ 성인게임장.

릴게임과 빙고게임, 동전이 쏟아지는 게임기 등을 비치해 놓고 점수에 따라 경품을 주는 이곳은 1천원으로 동전 모양의 메달 20개를 바꿔 동전대신에 이용하고 있다.

현행 2만원 미만의 경품만 취급이 가능한데도 종업원의 말에 따르면 15만점을 따면 탈 수 있다는 대형 인삼주 이외에도, 진공청소기, 양주 등이 유리 진열장안에 비치돼 있다.

빠칭코등의 게임기 기사로 일했었다는 손님 한모(32)씨는 "20일 동안 이곳을 찾으면서 하루 평균 5~8만원, 모두 70여만원을 게임기에 쏟아 부었다"며 "일부 게임장에서는 단골에 한해 고액 경품을 다시 현금으로 바꾸어주기도 한다. 고작 라이터 정도의 경품을 타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겠느냐"며 반문했다.

실제 북구 칠성시장의 한 경품 도매상가에서는 4~5만원 상당의 양주, 무선전화기, 녹즙기와 최고 28만원 상당의 필립스 오디오세트까지 눈에 띄었다.

경찰 관계자는 "점수에 따라 환전을 해주거나 고액 경품을 내거는 성인게임장을 단속하고는 있지만 환전현장이나 경품 교환장면을 포착하지 않는 한 사실상 위반사항을 입증하기가 힘들다"며 단속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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