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연중최고치 기록을 잇따라 경신하고 주가 하락 및 금리 상승까지 겹치는 등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보유주식을 내다 팔 경우 증시 폭락-환율 급등이라는 악순환을 가져와 제2의 금융위기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1일 외환시장에서는 역외선물환시장(NDF) 달러 매입이 지속되고 국내 정유사들의 결제수요가 이어지면서 전날에 이어 급등세로 출발, 오전 한때 달러당 1천172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99년 11월22일(1천17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50원이 오른 달러당 1천167.50원을 기록, 전일의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은행 이창복 외환시장팀장은 "구조조정의 불투명과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의 불안 등 국내외 요인이 겹치면서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환율 급등은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21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5.95포인트 하락한 531.45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상승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로 장중에 지수가 520선마저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 역시 환율불안으로 전날에 비해 1.47포인트 떨어진 78.70포인트를 기록, 지수 80선이 다시 무너졌다. 22일 오전에도 주식시장은 하락세로 장을 시작했다.
외환시장의 불안에 영향을 받아 채권시장의 금리도 큰 폭으로 올랐다. 3년만기 국고채는 전날보다 0.07% 포인트가 오른 연 7.32%였으며 3년만기 회사채는 0.06% 포인트 오른 연 8.43%였다.
한편 정부는 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막기 위해 자산관리공사, 공기업 등의 연말 원화 환전 수요를 앞당겨 달러 공급을 늘리고, 정유사들이 최근 신용카드 대신 달러현금으로 대금을 결제하는 것도 자제하도록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또 외국환은행을 통한 역외선물환시장의 거래내역을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서 점검하기로 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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