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의 인수.합병(M&A) 을 통해 큰돈을 번 '기업사냥꾼' 이 신용금고를 인수해 불법대출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났다. 사채업자와 결탁, 신용금고를 인수한 뒤 고객 돈을 빼돌렸다 구속된 '정현준 사건' 의 재판(再版) 인 셈이다.
금융감독원 김중회 비은행검사2국장은 23일 "서울 동대문운동장 부근에 있는 '열린금고' 의 출자자 불법대출 혐의를 잡고 지난 8일부터 검사를 벌인 결과 모두 4백32억원의 불법대출 사실을 확인했다" 고 말했다.
이중 3백77억원이 42건으로 나뉘어 금고의 대주주인 MCI코리아에 대출됐고, 또다른 55억원은 D업체에 동일인 대출한도를 어겨 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金국장은 "출자자 대출이 열린금고 자기자본의 2.47배에 달해 MCI코리아 대표 진승현(27) 씨와 금고 임원 5명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며 "다른 불법대출이 더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구 소재 D금고도 MCI코리아가 지배하는 금고로 보여 조사 중에 있다" 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 열린금고 검사에서 각각 자기자본 규모를 넘는 3백37억원과 2백50억원의 출자자 대출을 적발하고도 검사기간 중 대주주가 돈을 갚자 영업정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현행 법령상 출자자가 대출금을 갚으면 영업정지를 내릴 수 없게 돼 있다" 며 "두차례 검사에서 불법대출이 적발돼 당시 대표이사와 감사를 면직조치했으며 올 3월에는 기관에 대해 문책경고 조치를 내렸다" 고 해명했다.
출국금지된 진씨가 대주주인 MCI코리아는 M&A전문회사로 영국 리젠트퍼시픽그룹이 설립한 코리아온라인(KOL) 의 대주주로 지난 4월에는 한스종금을 스위스 은행 컨소시엄인 SPB에 매각하는 작업을 중개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24일 대주주의 거액 불법대출사건으로 검사가 진행중인 열린금고(서울) 에 대해 6개월 영업정지 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이날부터 임직원의 직무도 6개월 정지되며 이 기간 주주명의개서가 금지된다.
금감원은 대주주의 거액 불법대출사건이 알려지면서 예금인출사태가 예상돼 영업을 정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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