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곡상 벼수집 중단

농촌지방에 극성을 부리던 벼 수집상이 양곡판매 자율화에 따라 벼 수집을 중단, 올해 배정된 수매 물량마저 준 농민들이 양곡처분을 못해 빚 갚을 길이 막막해 지는 등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올해 정부 약정수매 물량으로 지난해와 같은 40kg들이 조곡 44만7천33가마를 비롯 농협의 산물벼 수매 6만5천가마 등 총 51만2천33가마로 정해 280개 수매장에서 일제히 수매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 수매량은 농가 생산량의 1/4 정도에 불과한데다 매년 정부 수매가 발표전에 사들이던 벼 수집상들이 수집을 중단하고 단위농협 마저 덩달아 자체 수매를 늦춰 가격 형성이 안되자 농민들이 애태우고 있다.

양곡상 등은 벼 수집상이 사라진 것은 양곡 판매가 지난해말부터 자유경쟁 체제로 바뀌면서 벼 수집상이 수집을 중단한데다 정부 매상가가 시중 쌀값에 비해 다소 높게 산정됐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내남면 노곡리 김중근(53)씨의 경우 7천평의 논에 벼를 수확했지만 수매물량이 생산량의 1/5인 40kg 짜리 70포대 밖에 안돼 식량용으로 남겨두고도 200포대 이상을 처분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같은 마을 이채달(47)씨는 8천평의 논에 벼를 수확 했지만 수매량이 1/4인 80포대 밖에 배정되지 않아 이 돈으로는 부채의 일부 밖에 갚지 못해 한숨짓고 있다.

농민들은 "예년의 경우 정부 수매가의 1등품 값에 무제한 사들이던 양곡상들이 2등품 가격에도 문의조차 않는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농협측은 "올해 양곡상이 수집을 포기해 농협이 수매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판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경주시 관계자는 "양곡 수집상이 사라진 것은 쌀 소비가 준데다 농협 하나로 마트 등에서 쌀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주원인이다"고 말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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