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세월이 빠르다.대학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지 어느새 20년이 됐다. 그동안 교육자로서의 보람보다는 후회를 느낀 적이 더 많다. 그렇다고 교수라는 직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교수라는 학교집단에 때때로 회의를 느끼게 되고, 그 속에서 긴 세월을 보낸 내 자신이 후회스러울 때가 있다는 말이다.
어려서부터 나는 선생이라는 직업을 싫어했다.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 집에 가보면 대부분 가난하게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교수직을 선호한다. 흔히들 교수와 거지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고 입으로 먹고 살며, 손에는 꼭 뭐 하나를 들고 다닌다는 것이다.
대학은사의 권유로 교수가 됐지만 직업에 실망을 느끼기도 하고 후회도 많이 했다. 다른 직장에 비해 동료간의 애정이 부족하고 왠지 의리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교수들은 독립된 연구실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흔히들 이기적 자아의식이 강하고, 자신이 최고라는 나르시시즘에 빠져 양보와 타협에 인색한 편이다.
교수의 삶은 학문만이 아니다. 인격을 갖추고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참된 교육자로서의 진실된 삶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경험을 보면 일부 교수들은 두 얼굴의 야누스처럼 교단과 자신의 행동이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나는 동료들과 언짢은 일이 있거나 상사로부터 질책을 들었어도 퇴근 후 한잔의 술로 달래는 인간적인 직장을 동경한다. 그래서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연구실과 강의실에서 보내는 교수들이 불쌍하고 불행하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학문에 몰두하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살아간다는 공동체의식을 갖고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내 사주팔자가 선생이라니, 앞으로도 남은 교직생활 열심히 하고 노력해 존경받는 교수가 되고, 남은 인생 즐겁고 행복하게 살 것이다.
경일대 사진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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