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야당의 국회등원을 평가한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국가경제위기를 앞두고 제2차 공적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등원을 결정한 것은 정말 상생의 정치의 실현이라는 뜻에서 긍정적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검찰수뇌부 탄핵소추안 표결처리 무산으로 대통령의 사과, 검찰수뇌부의 사퇴, 국회의장의 사퇴 등을 요구하며 국회등원을 거부해 왔었다. 이러한 조건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등원을 결정한 것은 정말 용단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경제는 위기에 빠져 있다. 자칫 잘못 대응했다가는 97년의 경제파탄을 다시 불러올 수도 있는 것이다. 그 대응책 중에서 가장 시간적으로 급한 것이 바로 공적자금의 투입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 한국의 정치경색이므로 국가적 신인도가 걸려 있는 문제이다. 이를 해결해주기 위해 야당이 국회에 등원키로 결정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정치의 새로운 장이 열렸으면 하는 것이 온 국민의 바람임을 지적해 둔다.

여기서 우리가 다시 한번 반성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민주당의 벼랑끝 정치와 무책임성이다. 검찰수뇌부 탄핵에 대해 반의회적인 수법으로 무산시킨 것이나 한나라당의 요구를 외면하는 것도 모두 벼랑끝 정치이다. 경제가 급한데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일종의 배짱정치인 것이다. 국가경제의 안위를 생각했다면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일종의 무책임이다. 그리고 완승주의 정치와 대화와 타협이 없는 정치는 바로 독재정치의 유형이다. 과연 민주화투쟁에 뿌리를 두고 있는 현 여당은 과연 얼마만큼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적인 정치를 구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대통령을 더 이상 우상화하지 말아야 한다. 이 역시 민주지향의 정당으로서는 하지 말아야 하는 길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출국인사를 하면서 "유감스런 국회파행으로 시급히 추진되어야 할 국정 현안들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어 더더욱 마음이 무겁다"하는 발언이 어떻게 검찰수뇌부 탄핵표결 무산에 대한 포괄적인 유감표명인가. 우상화에 관한 한 지금까지는 김대통령 스스로 억제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므로 안도는 하지만 민주정당으로서는 모양새가 좋지 않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번 야당의 국회등원은 한마디로 여당의 승리가 아니고 야당의 승리이다. 야당으로서는 모처럼만에 정치가 국민에게 보여준 시원한 결단이 되기 때문이며 여당으로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득이나 보려는 당당하지 못한 정치행태 라는 부끄러움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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