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력 제조

올해도 한달여밖에 남지 않음에 따라 시중에는 곧 새해 달력이 본격적으로 나돌 것이다. 달력제조업체에서는 경제가 어려워 주문물량이 크게 줄었다고 아우성이지만 우리의 경우 연말에 신년 달력을 구하는 것은 그리 힘든 일은 아니다. 그러면 북한은 어떠한가.

북한에서 달력을 제작하는 기관은 평양인쇄종합공장과 조선우표사, 각급 출판사, 외무성과 무역성 등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내각기관, 무역기관, 무역회사 및 각 도 신문사 등이다. 이곳에서는 종이 한장에 1년이 모두 수록된 연력과 6쪽 또는 12쪽짜리의 월력 등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그러나 탈북자들에 따르면 90년대들어 종이부족난이 심화되면서 연력 및 월력 제작 물량이 줄어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특히 월력의 경우는 제작물량이 적어 연말에 뇌물로도 사용될 정도이다. 집에 월력을 하나 걸어두는 것이 큰 자랑거리가 되기 때문에 월력 구하기 경쟁은 새해 1/4분기 말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외화상점이나 장마당에 가면 월력을 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값이 엄청나게 비싸다. 월력은 일반 노동자의 평균 월급의 3분의 1이상의 가격에 거래된다. 이 때문에 일반 주민들은 월력을 구입할 엄두도 못하고 연력을 사용한다. 장마당에 유통되는 월력은 제작기관의 직원들이 불법으로 빼돌린 것이다.

한편 북한은 지난 95부터 서기(西紀) 대신 주체력(主體曆·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해(1912년)를 기원으로 하는 것으로 올해는 주체 89년)을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달력에 훈련하는 운동선수의 모습을 담는 등 소재를 다양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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