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권 진승현씨 로비의혹 촉각

'동방금고'에 이어 '열린금고' 불법대출사건을 놓고 정치권이 또다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검찰이 열린상호신용금고로부터 377억원을 불법대출받은 MCI코리아 대표 진승현(陳承鉉)씨의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번사건의 불똥이 정치권으로까지 튀지 않을까 우려하며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25일 정·관계로비 의혹 규명의 목소리를 높이며 대여공세에 나섰고, 민주당은 야당의 '루머 정치공세'가 다시 시작됐다고 일축하면서도 동방금고 사건때 덴 상처가 덧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표정이었다.

민주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여권실세가 무슨 동네북이냐"며 "27살짜리한테서 누가 돈을 받겠느냐"고 반문했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도 "이런 사건이 발생할때마다 제기되는 루머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하고 "검찰에서도 아직 정·관계 로비 혐의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아는데'여권 실세' 운운은 습관성"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구속된 한스종금 신인철 사장과 관련돼 거론되는 S씨는 이날 당 대변인실을 통해 "신 사장과는 중고교 동창이나 진승현 MCI대표는 이름도 못 들어본 사이인데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내 이름이 거론돼 대단히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S씨는 다른 자리에선 또 "동창들이 과거 신인철씨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지난 91년 신씨 부인의 가구공장이 부도나는 바람에 돈을 갚지 않고 부부가 모두 잠적한 일이 있다"며 "그뒤 98년에 신씨가 한스종금 감사로 취직한데 이어 사장이 됐다는 말이 동창들 사이에 떠돌다 신씨로부터 전화가 와 '빌려간 돈을 갚지 못해 미안하다'며 온라인으로 일부를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 돌려받지 못한 돈이 더 많으며 이는 다른 동창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로비와 관련됐다면 온라인으로 받았겠느냐"고 목청을 높이고 "신씨로부터 채무 일부를 변제받은 것일 뿐 로비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열린금고 사건에 대해 "이 정권은 자고나면 대형금융비리사고가 터지는 '게이트 공화국'"이라며 공세의 목소리를 높였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성명에서 "불법대출 수법이나 금감원의 대응, 정치권인사의 이니셜 제기, 검찰의 덮어두기 수사까지 정현준 게이트와 너무나 닮은 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명쾌한 수사결과가 발표되기 바란다"며 △1천15억원의 행방 △금감원이 세차례나 적발하고도 제재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 △영문 이니셜로 거명되는 정·관계인사와의 '제2의 커넥션 의혹'의 실체규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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