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겹고 어려운 시절이기에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나눔의 장'이었다.안동교통장애인협회가 24일 안동 문화의 거리에서 마련한 '사랑의 김치나누기와 동전띠잇기' 행사.
교통사고로 장애자가 된 협회 회원들은 지난 8월 향토 1956부대 공병대의 지원을 받아 황무지로 버려진 반변천 하천부지 2천평을 개간해 배추를 가꿨다. 회원들이 뙤약볕에 흘린 땀방울은 알찬 배추속으로 영글었다. 모두 3천여포기를 거뒀다. 협회 임원 부인들이 아침부터 행사장에 나와 5시간 동안 김장김치를 담갔다. 오후 3시쯤 이 김치는 300여 소년·소녀가장과 영세 중증장애인 가정에 나눠졌다.
같은 시간, 바로 옆자리에는 길게 드리운 탁자위로 동전이 가지런히 쌓여 띠를 이어 가고 있었다. 결식아동을 돕는다는 취지에 길가던 사람 너 나 할 것 없이 호주머니를 털어 참여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도 동전띠는 계속 이어졌다. 워낙 호응이 좋은터라 하루만에 끝내려던 행사를 주말과 휴일까지 계속하기로 했다.
도움을 받아야 할 장애인들이 자신들 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애쓰는 모습과 작은 정성이지만 기꺼이 보태려는 1천500여 행인들의 온정이 아우러진 감동의 현장이었다.
행사를 마련한 교통장애인들은 "불우이웃들에게는 여느해 보다 추운 겨울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거리로 나섰다"며 "시민들의 작은 정성과 관심이 그들에게는 혹한을 녹이는 불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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