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부터 진승현(28) MCI코리아 부회장을 추적중인 검찰이 국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진씨를 검거하지 못하고 있어 구구한 억측을 낳고 있다.
검찰은 지난 9월2일자로 진씨를 출국금지하고 전국에 지명수배한 뒤 본격적인 추적에 나섰지만 진씨는 검거망을 유유히 따돌린 채 도피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검찰과 진씨 측근들에 따르면 진씨는 미행의 위험성을 피하기 위해 이동할 때는 승용차나 대중교통 대신 렌터카를 이용하고 회사 등과 연락을 취할 때도 반드시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진씨는 수시로 렌터카를 교체하고 휴대전화도 일주일이 멀다하고 번호를 바꾸고 있다는 것.
진씨는 서울시내에서 이따금 목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제주도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검찰은 진씨의 이런 행태를 감안해 수사관들을 동원, 서울시내와 연고지 등 진씨의 활동예상 지역을 중심으로 잠복근무와 탐문수사를 벌이는 한편 렌터카 이용자들의 신원을 집중 파악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진씨가 가정을 꾸리지 않고 홀몸이라는 점 때문에 흔적을 남기지 않아 소재파악이 쉽지 않다"면서 "특히 렌터카와 휴대전화를 수시로 바꾸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씨는 2-3일에 한번씩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운영지침을 지시하고 누가 연락을 해왔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등 '잠적경영'을 하고 있다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특히 진씨는 기자들이 MCI코리아를 통해 인터뷰를 요청하고 연락처를 남기면 30분 이내에 해당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올 정도로 적극적인 대외접촉을 하고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실제로 검찰은 최근 서울시내 모처에서 진씨가 탄 렌터카를 발견했으나 신호등에 걸려 눈앞에서 놓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진씨가 도피기간에도 활발한 행보를 보임에 따라 진씨를 검거하지 못하고 있는 검찰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법조계 인사들은 "정.관계 로비의혹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진씨의 신병확보가 급선무"라며 "검찰은 핵심인물들의 잇단 해외도피와 자살로 검찰수사에 대한 불신감을 가중시킨 '동방사건'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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