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양의학'구수한 입담으로 설파

최근 일제히 발간된 여성지와 월간지에서 공통적으로 다루는 인물로 순식간에 떠버린 한의사 김홍경(50)씨. 황수관, 김용옥 등 TV 강의로 인기를 얻은 인물들처럼 그는 EBS TV의 '김홍경이 말하는 동양의학'을 통해 구수한 입담으로 동양의학의 새로운 접근과 건강법에 대해 강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꽁지 머리와 턱수염, 생활한복 차림으로 침을 튀겨가며 열강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그는 '한의학계의 이단아'로 통한다. 허 준, 이제마와 함께 조선의 3대 의성(醫聖)으로 통하는 사암도인의 전설적인 침법을 연구, 이를 해석함으로써 기존 한의학계로부터 '재야 한의학자' '돌팔이 한의사' 등 곱지 않은 별칭을 얻었으며, 기존 이론을 버리고 직관을 강조해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는 기존의 침법이 '어디가 아프면 어디에 침을 놓아라'는 식의 암기식으로 이뤄져 인간 몸의 원리를 이해하고 침을 놓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강조한다. 즉, 경락의 흐름에 따라 침의 시술을 달리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사람들이 알고 있는 현재의 건강상식과 사고습관이 상당 부분 잘못됐으며, 동양의학 이론에 관해서도 이론을 익히되 이론에 매몰되지 말고 자유로와져야 한다고 말한다.

외모만큼 그의 인생 역정도 범상치 않다.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의원을 개업, 많은 돈을 벌었으나 술과 노름에 빠져 탕진하고 약혼녀마저 곁을 떠난다. 자살을 여러 차례 생각하면서 동가숙서가식하던 그는 주역학자 이산 선생과 수덕사 방장 혜암 스님을 만나 주역과 선문답을 배우며 난해하던 '사암침법'을 해석하게 된다. 이후 방랑생활을 정리하고 한의원 등에 취업, 생활을 꾸려나갔으나 자신의 시각과 맞지 않는 치료법으로 인해 갈등과 충돌을 되풀이하다 결국 '사암도인 침술전수 40일 강좌'를 열었다. 이 강좌는 곧 폭발적 반응을 얻게 돼 한의대 학생들의 '학점없는 필수과목'이 되었고, 개업 한의사들이나 법대 출신자들도 찾는 등 지금까지 3천여명이 이 과정을 이수했다. 그와 그의 제자들은 '사암한방 의료봉사단'을 조직, 활동중이며 튀는 인물을 지나칠 리 없는 방송가에서 그를 포섭(?), 결국 TV 카메라 앞에 세우게 되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