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차를 마시는 습관은 삼국시대부터이다. 가장 오랜 기록은 '삼국사기'인데 신라 흥덕왕 3년에 대렴공이 중국에서 차씨를 가져와 지리산에 심었다. '삼국유사'와 '동국여지승람'에도 화랑과 차의 관계가 보인다.
'동다송(東茶頌)'은 조선 순조때 초의(草衣) 스님이 동차(東茶), 즉 우리나라차를 노래한 예찬서이다. 송(頌)은 가타(伽陀)를 말하는데 게(偈) 혹은 게송으로 공덕을 찬양하는 노래이다.
초의스님은 해남 대둔산 뒷산에 일지암을 짓고 다산 정약용,추사 김정희 등과 함께 '음다흥음주망(飮茶興飮酒亡)'을 외쳤다. 차를 즐기는 민족은 흥하고 술을 즐기는 민족은 망한다는 것이다. 일지암이라는 이름도 "깊은 산의 뱁새 둥지도 한 가지에 불과하다"는 의미로 붙여졌다.
동다송은 우리차의 특징과 법제,음다 등의 전 과정이 온전히 담겨 있으며, 우리차가 중국차보다 깊은 맛과 높은 아취(雅趣)가 못하지 않음을 말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차의 전통과 맥이 끊어질 듯 하다 초의스님에 의해 결실을 맺고 전해지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닌 것이다. 동다송은 우리나라 차에 대한 성전(聖典)과 같고, 당나라때 중국의 육우가 쓴 다경(茶經)과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어느 장소나 손님이 오면 차를 내고 자연스럽게 다담을 즐긴다. 그만큼 차가 멋과 맛이 있는 문화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그러나 각종 차모임과 다도교육이 많아지면서 우려되는 점도 많아졌다. 격동기를 거쳐온 우리 문화는 온전하게 지켜진 전통이 미약하고 자부심마저 부족하다. 무차별한 문화의 공격과 개방앞에 절대량이 부족한 우리 차를 지키고 부가가치를 높여야 할 일이다. 우리가 극심한 빈곤과 정신의 후진성은 벗어났어도 지금도 외래문화의 악습들이 우리 차의 전통과 정서를 오염시켜가고 있다. 우리 차를 마시는 것은 '물을 끓이되 차를 끓이지 않는 것처럼' 우리 차를 지키는 일이다.
일지암은 1980년 이 땅의 1세대 차인들에 의해 대흥사 위에 복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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