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전 출품작 '가짜그림'파문

지난 14일부터 26일까지 대구문예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대구 미술 100년전' 출품작 중 작고작가 주경(朱慶, 1905~1979)의 작품이 '가짜'라는 주장이 유족측에 의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주경의 셋째 며느리인 장태경(47)씨는 지난 21일 전시장에 들렀다가 주경의 8호 크기의 정물화가'가짜'라며 주최측인 대구미술협회(회장 민병도)에 항의,주경의 다른 작품으로 교체했다.

문제가 된 작품은 대구의 개인소장가 서모씨가 소장중인 것으로 탁자 위에 병과 항아리가 놓여진 정물화. 좌측 상단에 '1930 Chukyung'이라고 제작 연도와 서명이 표시돼 있으나 서명 중간 부분은 흐릿한 상태이며 작품 제목은 없다.

미대를 졸업, 시아버지인 주경으로부터도 그림을 배웠다는 장씨는 "큰 병의 입둘레와 탁자보의 주름진 부분이 치졸하게 표현돼 있는 등 진품 아닌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주경의 제자인 작가 강호은씨도 "선생님의 작품을 대부분 봤는데 문제가 된 작품은 본 적이 없다"며 "작품 제목을 일일이 매긴 다른 작품들과 달리 데생력이 처지는 데다 제목도 없어 진품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구미협측은 유족으로부터 문제가 제기된 점을 중시, 작품을 교체했으나 문제작이 '가짜'라는 것은 아직 확실치 않으며, 차후 진위 여부를 가리겠다고 밝혔다.

대구미협측은 지난 7월10일 '대구 미술 100년전' 출품 작가 380여명 중 작고작가 110여명의 작품 확보에 나섰으나 진위가 의심되는 작품을 제외한 뒤 지난 10월 하순 작고작가 92명(95점) 포함 355명의 작가 작품을 최종 선정했다.

도병재 대구미협 사무국장은 "예산 문제로 작고작가 작품에 대해 화랑협회 감정위원회의 감정을 받지 못하고 지역의 원로 및 중견 작가들의 자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문제 작품의 소장자인 서씨는 "지난 80년 대구의 한 화랑에서 구입했으며, 당시 대구의 작가들과 서울의 감정가들로부터 주경 선생 작품으로 인정받았다"며 "주경 선생 작품 중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자료 차원에서 구입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역 미술계에서는 '대구미술 100년전' 출품작 중 ㄱ, ㅅ, ㅇ 등 일부 작고작가들의 작품도 위작일 가능성이 많다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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