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백억 조성 의혹만 무성

열린금고 불법대출과 한스종금 비자금이 잇따라 터져나와 진승현 MCI코리아 대표의 금융비리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진씨가 조성한 비자금의 출처와 규모, 용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진씨가 한스종금을 인수하면서 신인철 한스종금 사장에게 제공한 20억원과 신씨와 옛 아세아종금 임원들이 빼돌린 22억3천만원 외에 다른 비자금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진씨 사무실과 한스종금 등을 압수수색해 신씨의 비밀장부를 찾아냈으나 신씨가 리베이트를 건넨 일부 공기업 간부와 김영재 금감원 부원장보 외의 정.관계인사는 드러나지 않았다.

진씨는 20억원도 신씨가 아세아종금 주식 620만주 매각대금(184억원)을 204억원으로 부풀려 차액을 횡령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으며, 검찰도 돈의 용처가 개인 채무변제로 대부분 확인돼 로비자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신씨 등이 98년부터 이자수익을 빼돌리는 수법 등으로 착복한 22억3천만원도 진씨 비자금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신씨가 김 부원장보에게 건넨 4천950만원도 비자금 20억원과는 별개인데다 검찰은 신씨가 아세아종금 자금으로 5천만원과 미화 2만달러를 더 제공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진씨 비자금은 20억원에 불과한 것일까.

작년 말부터 진씨가 주무른 자금이 천억대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미미한 액수이고, 증권가에서는 '100억대 정치권 제공설' 등 수십억~수백억대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검찰은 우선 진씨 비자금의 출처가 불법대출금이나 주식 매각대금, 시세차익 등일 것으로 보고 금감원 조사가 끝나는대로 대출금 용처 추적에 나설 방침이다.

진씨는 열린금고에서 작년 8월 338억원, 9월 300억원, 올 5월이후 377억원 등 1천15억원을 불법대출 받았고 지분 15.6%를 보유한 KOL 계열회사인 리젠트종금에서 대출한도를 360억원 초과해 600억원을 대출받았다.

또 진씨는 잠적직전 석달간 열린금고 특별수신 캠페인을 벌여 300억원대 예금을 유치했고 작년 10, 11월 리젠트증권 주가조작으로 수백억대 시세차익을 올리는 등 모두 2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진씨가 끌어모은 자금을 마구잡이식 인수.합병(M&A)에 쏟아 붓거나 금융비용에 쓴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부가 비자금으로 조성된 뒤 로비자금화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진씨의 연령이나 사업양태로 볼때 직접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계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적다는 점과 진씨가 로비스트로 영입한 신씨의 활동이나 인맥이 주목할 수준이 아니라는 점 등에 비춰 진씨 비자금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히려 금융계에 넓은 발을 자랑해온 신씨가 진씨와는 별도로 비자금 계좌와 로비라인을 만들어놓고 아세아종금 증권사 전환 등과 관련해 금감원 간부 등을 상대로 지속적인 로비를 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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