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이젠 민주당이 변할 차례다

한나라당의 무조건 등원으로 국회는 정상화의 길을 가고 있기는 하나 여러 가지 암초가 도사리고 있어 국민으로서는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암초중 하나가 야당의 이만섭 국회의장의 사회 보이콧과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는 정치검찰 문제와 공적자금 관리를 둘러싼 입법논란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여당은 책임을 진다거나 양보나 타협을 하려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여당은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여기서 모처럼 야당이 국민을 위한 정치, 상생의 정치를 실현해 보였으면 응당 여당도 화답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위기에 대한 책임은 누가 뭐래도 여당이 져야한다. 그런데 야당은 위기를 걱정한다며 등원했는데 여당은 야당의 무조건적인 등원을 "우리 당이 제안한 정쟁(政爭)중단에 대한 제의를 야당이 수용한 것"이라며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 국회를 파행시킨 데 대해 사과를 하고, 야당과 타협하면서 위기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도 모자라는 판에 이렇게 옹졸하게 나와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용단이라고 칭찬하는 소리도 듣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러한 인식으로 어떻게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지, 국회정상화가 유지 될 수 있을 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민주당도 여기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당 내부에서도 "이대로 가서는 내부로부터 무너진다"면서 전면적인 당 쇄신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정치스타일에 대한 반성의 소리도 있다. 가령 "동교동계 충성파를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는 과거 야당식 스타일이 계속되는 한 현재의 위기 정국을 타개할 수 없다" 발언 등이 그것이다. 야당에게는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 완승주의를 비판하는 소리인 것이다. 이것이 민주당이 국민에게 주는 희망이라면 희망이다. 그리고 차제에 지금까지 수없이 반복되어온 총재 한사람만 바라보는 보스형 당 운영도 이제는 그만 둬야 한다. 언제까지 민주주의 정당을 외치면서 독재형을 지향하는 모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인가.

그리고 이만섭 국회의장의 사회 고수 고집도 변하지 않은 민주당의 한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민주당과 야합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사회를 본다고 하나 지금 국민이 문제를 삼는 것은 국회법대로 검찰수뇌부의 탄핵안을 상정시키지 못한 반의회적 행위에 대한 책임문제이다. 그리고 짜고 하지 않았다고 아무리 우겨봐야 믿어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